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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 Jul 17. 2024

장애인 가족의 일화

 절실히 느낀 부정적 인식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장애인 이셨다고 생각하면 아직도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제가 초등학교시절부터 겪어서 그랬던 건지.. 어머니께서 밖을 나가기 어려우셔서 그랬던 건지..

아마도 "장애인이래요~" 라며 놀리부정적 인식 때문에 어머니와 장애인 두 단어를 연관시키려 하지 않으려 했던 같습니다. 세상에는 정말 좋은 분들이 많으셔서 아픔을 나눌 수 있었지만 간혹 마음 아팠던 일화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일상적으로 자주 교류한다면..


어머니께서 퇴원을 하시고 간병하고 있었을 때입니다. 휠체어에 짧은 시간 탈 수 있으셨는데 정말 만반의 준비를 하고 휠체어에 어머니를 모시고 가족 모두 잠깐 편의점에 갔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갔다 와야 했지만 어머니와 함께 나온 것 자체에 너무 들떠 있었습니다. 편의점 안에 들어가시기가 어려우셔서 밖에 테이블 옆에 어머니와 기다리고 있었고 아버지께서 간단하게 음료를 구매하고 나오시는데 아버지 어깨에 소금이 묻어있었습니다. 이상해서 입구 쪽을 보니 편의점 사장님이 소금을 뿌리고 계셨습니다. 저의 가족은 약속한 것처럼 조용히 감정을 삼키고 애써 웃으며 대화했습니다. 아마도 잠깐의 소중한 시간을 화를 내며 보내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의 가족은 아버지 옷에 먼지가 묻으신 것처럼 털어드렸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장애를 갖은 가족이 있지 않았다면 이렇게 절실히 느끼지 못했을 것입니다. 오히려 편의점 사장님이 소금을 뿌릴 정도의 불쾌감을 공감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저는 신체적으로 불편을 겪고 있으신 장애인이 밖에서 활동하고 계시면 엄청난 존경심이 듭니다. 사람들의 부정적 인식을 무시하려면 큰 용기가 필요한데.. 거기에 불편을 주지 않으려 더 많은 노력을 하실 것으로 생각되니 저절로 존경심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존경심이 들 필요 없이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일상적으로 자주 교류하는 환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씩 꿈꿔보았습니다.


기술발전과 골든타임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시간이 흐르면서 환자, 장애인을 위한 제품들이 다양해지고 발전하는 것을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되었습니다. 환자, 장애인, 보호자들의 너무 좋은 희소식이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발전의 혜택을 받지 못한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병원에 가서 재활 치료를 매일매일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니 집에서 해봐야 주물러 드리는 정도여서 더 빠르게 근육이 굳어지게 된 것이 아니신지.. 항상 죄송스러운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인터넷으로 쉽게 제품과 정보를 찾아 볼 수 있고 구매할 수 있어 새삼 빨라지는 기술발전에 감탄을 했습니다. 수술을 최대한 빠르게 받아야 하는 골든타임이 있듯이 수술 후 몇 개월 내에 재활치료에 열중해야 후유증이 줄어드는 골든타임이 있기 때문에 재활치료가 매우 중요했는데 지금의 엄청난 발전을 보니 혜택을 어머니께서도 받으셨다면 덜 고생하셨을 텐데.. 매우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주 교류하는 환경이 갖춰진다면 부정적 인식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다가도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기에 꿈같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술발전에 희망을 거는 것 같습니다. 불가능할 것만 같지만 많은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가 일어난다면 실현 가능하지 않을까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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