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만 움직이면, 오늘도 나는 작가입니다
“오늘도 글을 쓰긴 써야 하는데,
노트북은 커녕 책상에 앉을 시간도 없었어요.”
한 수강생이 나지막이 말했다.
그 말이 나는 참 좋았다.
그녀는 결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썼다”는 사람이었으니까.
“교수님, 저 카톡에 쓴 거 있는데, 그걸로 제출해도 되나요?”
당연하다고, 오히려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사실 나도 그랬다.
글쓰기를 직업처럼 하기 전,
내 글의 대부분은 카카오톡에 있었다.
유난히 힘들었던 날, 아이의 한 마디가 가슴을 울린 날,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조용히 꺼낸 카카오톡.
나는 ‘나’를 적었다.
처음엔 그렇게 시작했다.
“글”이 아니라 “마음”을 썼다.
그랬더니 글이 되었고,
브런치에 올리게 되었고,
그 글을 읽은 사람들이 생겼고,
그 글로 나는 다시 나를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브런치는 그런 플랫폼이다.
누군가의 화려한 글이 아니라,
누군가의 진심에 귀 기울이는 곳.
전업주부였던 나도, 회사 퇴사 후 방황하던 나도
브런치 덕분에 다시 글을 쓰고,
강의도 하고, 책도 냈다.
요즘 나는 글쓰기 및 커리어 교육 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곳에 오는 분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작가가 되고 싶어요. 그런데 어디서부터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는 대답한다.
“카카오톡으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작가가 되는 데 필요한 건 노트북이나 화려한 필력이 아니라, 단지 오늘 당신의 마음을 한 줄 써보려는 용기니까.
그렇게 생각해보면,
작가는 타고나는 사람이 아니라, 계속 쓰는 사람이다.
글쓰기를 ‘해야 할 일’로 삼기보다,
‘하고 싶은 말’을 찾아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혹시 지금,
머릿속에 떠오른 한 문장이 있다면
지금 이 글을 읽은 당신도
오늘, 카카오톡으로 작가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