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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릅 Jul 31. 2022

[마구잡이 낙서 일기] 22/07/31

조릅이 낙서 일기_2 노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 없는 6층 작업실 601호


작업실을 가는 길은 언제나 땀이 나고 숨이 찬다. 처음 작업실을 계약했을 때는 계단 오르니 운동도 하고 좋지 했다. 슬프게도 이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매번 계단을 오르면서 나중에 내가 꼭 원하는 작업실로 이사 갈 거라는 소원을 빈다. 존재하지는 않지만 바라는 점은 꽤 구체적이다. 2년 안에 나는 내 꿈의 작업실을 가졌으면 좋겠다.


성북동에 조용한 동네에 작은 언덕을 지나 걸어가면 층고가 높은 1층에 20평 정도 되는 내 작업실이 있다. 숙식이 가능하고, 방이 3개 있으며 자는 공간, 작업하는 공간,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리고 작은 마당이 있어서 식물을 기를 수 있다. 마당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할 것들을 정리한다. 주변에 둘레길이 있어서 걷기 운동을 갔다 오기 좋다. 가끔 북한산을 타기도 한다.


작업실을 청소하다가 몇 년 전에 썼던 작업 노트와 일기를 보았다. 참 나는 좋은 작업을 하기 위해 언제나 애쓰고 있었다. 그리고 잘 살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어떻게든 멋지게 살려고 발버둥 치는 내 글에서 치열함이 느껴져 눈물이 났다. 무엇이 그리 나를 다그친 걸까?


낙서 일기 쓰는 게 쉽고 재밌다. 더 이상 내 그림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게 쑥스럽지 않다. 창피하지도 않고. 나는 내 그림을 사랑하는 1호 팬으로 살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그림으로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결심했다.


드디어 내가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를 찾게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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