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릅이의 일기_44 아침의 어둑함, 그리고 집중하기 좋은 시간
나는 우리 집이 북동향이라 참 좋은 것 같다.
약간의 서늘함과 어두움이 마음에 든다. 아침 창 햇살은 너무 밝지 않고 살짝 어두침침해서 뭔가 새벽의 느낌을 더 오래 끌고 가는 기분이다. 간접 조명을 좋아하는 나는 아침부터 스탠드 조명을 킨다. 신기하게 그 어둑함이 안정감을 준다. 뭔가 나 혼자 새벽을 더 오래 쓰는 느낌이랄까?
오늘은 아침에 눈이 저절로 떠졌다. 눈이 번쩍. 그리고 무언가 생각이 나서 휴대폰 메모장에 정신없이 휘갈겼다. 이게 나중에 내 작업으로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써먹을 날이 올 것 같다. 내가 최근 들어 느낀 건 끌어당기는 연습을 시작하고 난 후 콘텐츠가 줄줄이 생각나는 것이다. 보통 생각나는 것들을 먼저 기록하고 그것들을 어떻게 그려낼지 종이에 스케치를 한다.
예전엔 이런 과정이 너무 귀찮고 미뤄왔는데 빠르게 기록하지 않으면 없어질 것들이라고 생각하니 아찔함이 먼저 다가왔다. 내 소중한 콘텐츠들을 하나라도 더 챙기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내 기록들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 누군가에게 마음을 울리거나 인생을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니까. 내가 왜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 본질적인 이유를 알게 된 이후부터 내 소리에 귀 기울이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최대한 적어놓고 있다. 내가 그리고 싶은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상상할 때 빨리 작업으로 완성하고 싶어서 심장이 두근댄다. 미래를 먼저 보는 느낌이다.
어제는 오래전에 쓴 글에 누군가 댓글을 달았는데 요즘 내가 집중하는 내용에 반응한 아주 예민한 감각을 가진 사람인 것 같았다. 내가 이 사람을 끌어당겼나?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