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집 줄게 헌 집 다오
앗! 저것은?
줄줄이 비엔나소시지?
하늘과 맞닿은 언덕배기에 소시지가 줄줄이 열린 지 언 오 년.
사리사욕으로 배 불리고 권력에 눈이 먼 자의 농간으로
집터에 집을 올리지 못하고 소시지 농사만 짓고 있으니,
이게 말이 되오?
내 집 돌리 도.
날도 추운데 전세살이 설움 이만저만 아니다.
오매불망 새집 기다리다 황천길 떠나겠다.
헌 집 주면 새집 준다고 관심 없는 사람을 찾아와 굽신거릴 땐 언제고,
내 작은 집 묻은 자리에 가짜 소시지 주렁주렁 매달아 놓고 허송세월 보내고 있으니,
그것이 다 빈말이더냐?
내 집은 어디에?
등 떠밀려 이사한 지 다섯 해 겨울이 지나가건만 한숨만 날아든다.
믿음은 삭풍에 메마른 먼지 되어 흩날리고 무성했던 잡초마저도 앙상하다.
뒤죽박죽 세상 실낱같은 희망 놓지 않고 근근이 살아가는 새 시름은 깊어지고,
오늘도 둥지 찾아 헤매는 직박구리 꽃 피고 새 울든 정든 땅 돌아보며 허공을 맴돌다,
숭숭 뚫린 구멍으로 불어오는 찬바람만 들이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