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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경 Dec 16. 2024

소시지 주렁주렁 열렸네

새 집 줄게 헌 집 다오

앗! 저것은?

줄줄이 비엔나소시지?

하늘과 맞닿은 언덕배기에 소시지가 줄줄이 열린 지 언 오 년.

사리사욕으로 배 불리고 권력에 눈이 먼 자의 농간으로  

집터에 집을 올리지 못하고 소시지 농사만 짓고 있으니,

이게 말이 되오?



내 집 돌리 도.

날도 추운데 전세살이 설움 이만저만 아니다.

오매불망 새집 기다리다 황천길 떠나겠다.

헌 집 주면 새집 준다고 관심 없는 사람을 찾아와 굽신거릴 땐 언제고, 

내 작은 집 묻은 자리에 가짜 소시지 주렁주렁 매달아 놓고 허송세월 보내고 있으니,

그것이 다 빈말이더냐?



내 집은 어디에?

등 떠밀려 이사한 지 다섯 해 겨울이 지나가건만 한숨만 날아든다.

믿음은 삭풍에 메마른 먼지 되어 흩날리고 무성했던 잡초마저도 앙상하다. 

뒤죽박죽 세상 실낱같은 희망 놓지 않고 근근이 살아가는 새 시름은 깊어지고,

오늘도 둥지 찾아 헤매는 직박구리 꽃 피고 새 울든 정든 땅 돌아보며 허공을 맴돌다, 

숭숭 뚫린 구멍으로 불어오는 찬바람만 들이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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