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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경 Dec 23. 2024

연탄꽃과 여고생

눈물이 난다

까만 연탄나무 붉은 꽃 하나 둘 피어나면

냉기 서린 자취방 온기를 들이던 여고생이 생각나 눈물이 난다

엄마 냄새 배인 쌀 한 됫박 김치 한 줌으로 금자탑을 쌓아 올렸었지


붉은 연탄나무 하얀 꽃 하나 둘 피어나면

고드름 열린 밤 홀로 지새우던 여고생이 생각나 하염없이 눈물이 난다

쪽창으로 발을 들이던 달빛마저도 달아나던 밤, 아침이 오기만을 기다렸었지


까만 연탄나무 번개 꽃 하나 둘 피어나면

맵디 매운 연기에 훌쩍이던 여고생이 생각나 눈물이 난다

별 총총 설운 밤하늘 청양 기침을 게워내며 눈물 콧물 쏘옥 뺐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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