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미경 Sep 19. 2023

내가 네가 아니라 한다

 쉿!

사람들이 자꾸 내가 네가 아니라 한다.

나는 지금 피타고라스 정리 배우느라 바쁜데

밥때도 아닌데 배꼽시계 울린다고

내가 식당 이모님이라며 밥을 달라 한다.


사람들이 자꾸 내가 네가 아니라 한다.

나는 지금 원소주기율표 외우느라 바쁜데

옷장 안에 있는데도 옷이 없다고

내가 세탁소 사장님이라며 옷을 찾아 달라 한다.


사람들이 자꾸 내가 네가 아니라 한다.

나는 지금 to-부정사 용법 익히느라 바쁜데

창 밖을 내다보면 될 것을 

내가 기상 캐스터라며 비 오냐고 묻는다. 


사람들이 자꾸 내가 네가 아니라 한다.

나는 지금 글 쓰느라 바쁜데

쉰내 폴폴 나는 그릇 들이대며

내가 조향사라며 뭔 냄샌지 맡아보라 한다.


쉿!

나 지금 공부하느라 바쁘다.

건드리지 마.



작가의 이전글 자취생과 연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