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3 나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았던, 제설작전

필요하다면, 간부들(중간관리자)을 다그칠 수 있어야 한다.

by 중대장 김상준

1월의 연천은 눈이 너무나도 많이 왔다. 눈이 올 때마다, 우리 부대 밖에 있는 주보급로를 제설해야만 했는데, 우리 부대 주변에는 산악지형이 많아 제설을 하지 않으면 길이 얼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부식차가 사고가 날 위험이 있었다.


이 날도 어김없이 야간에 눈 예보가 있었다. 대대장님께서는 주보급로는 나의 작전지역이니 제설작전을 미리 준비하라고 말씀하셨고, 나는 중대 간부들에게 다음날 제설하고 장비는 어떻게 가져갈지 등을 미리 전파했다.

다음날 아침, 나와있는 줄 알았던 제설작전을 위한 배차가 나와있지 않아, 제설작전을 가는 간부가 행정반으로 돌아왔다. 나는 회의를 가야 했기에, 바로 추가배차신청서를 쓰라는 말을 남기고 대대 아침회의를 들어갔다.


그런데 웬걸, 아침회의를 하는 동안 회의를 주관하시는 대대장님 뒤에서 제설작전을 나가야 할 간부가 서성이고 있던 것이었다. 알고 보니 추가배차신청서는 대대장님 서명을 받아야 했는데, 받지 못한 것이었다. 대대장님께서는 나를 쳐다보며 아직도 출발 안 했냐며 나무라셨고, 나는 낯이 가려웠다.




회의가 끝나고 중대에 돌아오니, 행정반은 용사들로 북적였다. 알고 보니 아직 제설작전을 갈 용사가 정해지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 나의 분노 게이지는 100으로 찼고, 바로 중대원들에게 ‘야, 여기 간부들 빼고 용사들 다 나가’라며 소리를 쳤다. 순간 행정반은 조용해졌고, 간부들은 행정반으로 하나둘 모여들었다.

다 모이자, 나는 일변을 토했다.


‘오늘 8시 30분까지 제설작전 준비를 하라고 했는데 지금 시간은 9시 10분이다. 우리는 간부다. 전날부터 이야기했으면, 미리 장비와 인원들을 준비했어야 했다. 오늘 배차가 안 나와있었다면, 바로 추가배차신청서를 작성해서 대대장님 서명을 빨리 받는 것이 맞다. 그런데 오늘은 어땠냐, 나는 오늘 제설작전 준비가 결코 만족스럽지 않다. 만약 혼자서 준비하기가 벅차다면 주변 간부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라, 아니면 나에게 시간을 유예해 달라고 말하면 되지 않느냐.’라며 나의 분노를 간부들에게 쏟아내었다.


행정반에는 정적이 흘렀고, 나는 나의 화를 수습하기 위해


‘앞으로 간부들에게 어느 정도까지 임무를 구체적으로 주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일단 오늘 제설 작전을 나가야 하니 1부 소대장께서는 이렇게 하시고...’ 임무를 주고, 그렇게 행정반을 나와 중대장실로 들어갔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간부들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시간 엄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휘관이다.


만약 내가 이끌어야 하는 사람들이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나는 그것과 관해 간부든 용사든 교육할 책무가 있다. 그렇기에 오늘 열변을 토했고, 그날 아침의 일은 오후에 간부들이 커피를 사 오며, 서로 얘기를 나누며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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