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2 12월의 적, A형 독감

과연 나의 영(令)이 어떤 지시사항에 살아 숨을 쉬는가?

by 중대장 김상준

크리스마스에 대대 당직사령님으로부터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왔다.


”0중대 000 상병 A형 독감 확진, 전 인원 마스크 착용 바람“


을 전파받은 것이다. 바로 간부들과 중대 용사들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지시’를 하였다. 그렇게 다가온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소대 생활관을 돌아다녔다. 아프다며 점호를 안 나간 인원이 몇 있어서 진술서를 작성하게 했다. 이때, 아침점호 인원이 들어오는데, 거의 절반이 마스크를 차지 않고 들어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황당하여서 마스크를 착용하자고 얘기했지만, 갑자기 오기가 들었다.


”왜 마스크를 쓰라고 했는데, 다들 쓰지를 않지? “


군대라는 집단은 지시하면 명에 따라야 하는 집단이다. 전날 내가 얘기했음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건 어떻게 보면 지시사항 불이행으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용사들 또한 지시사항을 따르기 전에 사람이다. 항상 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 이 생각이 다행히 그 순간 내 뇌리를 스쳤고, 당연히 불편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아이들을 대하기로 하였다.


마스크를 벗은 모습을 보면, 독감이 유행하니 마스크를 쓰자며 격려를 하였고, 첫날에는 하나둘 쓰지 않던 마스크를 점점 많은 인원들이 쓰기 시작했다. 그래도 안 쓰는 인원들은 계속 안 쓰거나 턱스크를 쓰고 다녔다. 그 인원들에게 진술서까지는 받지 않았다.




”과연 내가 없으면 인원들이 똑같이 행동할까? “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전혀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원들이 본인 스스로 지키지 못할 것으로 쥐 잡듯이 잡는 지휘관은 전혀 영(令)이 서지 않는 지휘관이라고 생각했다.


인원들이 스스로 행동할 수 있도록 움직이는 것이 영(令)이고, 그럴 수 없다면 오히려 영(令)을 세움에 있어서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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