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시간표에 맞출 수 있도록 격려하기
평화로운 수요일, 오전 교육훈련을 하던 중, 포반장이 나에게 찾아왔다. 그의 두 손에 들려져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진술서 2장이었다. 자세히 보니, 내가 아끼던 두 친구 우영이와 수현이의 진술서였다.
사건은 이랬다. 오늘 아침점호를 하고, 인원들이 세면과 세족을 하던 중, 우영이와 수현이는 그대로 침대로 가서 잤다고 했다. 여기까지는 피곤하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일과 시작 전까지만 세면과 세족을 완료하면 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둘은 잠에 빠져든 채로 아침식사를 하지 않았고, 이는 일과표 미준수에 해당되는 내용이었다. 예전에도 이랬던 적이 몇 번 있어, 포반장은 이번에는 둘의 진술서를 받았다고 했다.
당시 나는 많이 피곤했기에, 그냥 징계절차대로 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둘은 평소에도 열심히 생활하는 친구이기도 하고, 나름의 사정이 있을 것 같아 한 번 이야기를 나누어보겠다고 포반장에게 전달했다. 그렇게 둘을 잠깐 중대장실로 불렀다.
“왜 그랬어?”
첫마디였다. 둘이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손을 만지작 거리던 둘은 5초 정도 뒤에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꺼냈다. 항상 이랬다. 내가 용사들을 혼내면 항상 하는 이야기는 “죄송합니다”였다. 그들도 잘못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가 할 말은 해야 했다.
“중대장이 우습냐? 중대장이 너희들 이러는 거 모를 거 같아?”
“중대장과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데 이런 행동들로 무너뜨리면 너희는 기분이 좋니”
질책하는 것은 그만하기로 했다.
“나는 너희들 마음 같아선 일과표 미준수로 징계절차 밟게 하고 싶다. 하지만, 너희들은 평소에도 생활 잘하잖아. 왜 그랬어? 너희도 하면 안 되는 것 알고 있지? 그러면 하지 말자”
“오늘부로 너희 둘은 아침에 세면과 세족도 안 하고 드러누우면서 아침식사 안 하는 것은 없는 거다. 앞으로는 중대장은 걱정 안 할 거야. 왜냐면 너희들이 그렇게 하지 않을 거니까. 그렇지?”
둘은 “맞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하고 말았다. 혹시나 해서 요즘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둘은 단지 요즘 피곤했다고만 했다. 피곤해도 지킬 건 지켜야지 하면서 격려를 한 채 둘을 돌려보냈다.
생활을 하다가 지쳐서 조직의 시간대로 움직이지 않는 친구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을 질책하기보다는 다독여줘서 어떻게든 조직의 행렬에 같이 끼어들어 갈 수 있도록 붙잡아주어야 만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같이 싸우고, 같이 승리를 쟁취하며, 같이 기쁨을 나누어야만 하는 조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