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있어서 어지럽게 연결되어 있던 관계들은 이제 대부분 지워져 버렸다.
세면대 배수관으로 물이 빨려 들어가듯, 내 주위 모든 관계들이 그렇게 한 사람에게로 빨려 들어갔다.
10여 년 전,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와 나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졌다.
말이 느렸고, 반응도 느렸다. 때로는 벽을 마주하는 것처럼.
문화센터에서는 민망한 상황이 반복해서 발생하였고, 그렇게 시간을 쌓아 나갔다.
평일에는 아내가 오만 가지 발달센터를 오가며,
주말에는 함께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아이는 그렇게 수년이 흘러 조금씩 말문이 트이고, 세상과 음식에 대한 두려움이 옅어졌다.
한 사람과의 관계가 두터워지는 동시에 나머지 수백 명의 관계가 사라져 갔다.
몇 년 전 언젠가, 공원에서 캐치볼을 하는 부자가 그렇게 부러웠다.
그리고 지금 내가 그렇게 배드민턴을 치고, 캐치볼을 하고, 치킨을 먹고 있으니 이만하면 되었다.
수백 개의 관계들이 옅어졌고, 단 하나의 관계만 남았지만 이만하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