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엄마는 있니?"

마더 강가

by Spero

영화 '마더'에서 김혜자는 아들 대신 감옥에 갇힌 지적장애인에게 이렇게 묻는다.


"너... 엄마는 있니?"


마더 강가.

사람들은 갠지스를 그렇게 부른다.

총연장 2,506km, 힌디어로 강가(Ganga), 산스크리트어 어원으로 '빠르게 가는 것'이란 뜻이다.

히말라야 강고트리 빙하에서 발원해 뱅골만에 이르기까지 인도국토의 1/4인 84만㎢를 적시며 흐른다.

무수히 많은 도시를 통과하지만 갠지스를 상징하는 도시는 누가 뭐래도 바라나시다. 성스러운 강을 대변하는 성스러운 도시, 바라나시다. 마더 강가를 품고 있는 도시 바라나시, 오늘도 갠지스는 바라나시를 적시며 흐른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바라나시에는 지난 수 천 년 동안 성지 순례자들의 발길이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 현장과 혜초 스님에서부터 갑남을녀까지, 산자들로부터 죽은 자에 이르기까지...

나는 당최 이해할 수 없었다.

죽기 위해 찾아온다는 도시를 휘감고 흐르는 강가에서

화장(火葬)을 하고,

푸자(시바신께 바치는 의식)를 올리고,

멱을 감고, 물을 긷고, 때론 그 물을 마시는,

그들의 일상이 그저 낯설 뿐이었다.

설명을 통한 이해는 가슴에 남지 않는다.

강가 앞에 붙은 '마더'란 수식에서 나는 잠시 멈췄다.


마더 강가,

사람들은 그 품 안에서 노래하고 춤추고 재 뿌리고 목욕했다.

푸자를 구경하던 도중 시바신을 찬양하는 순례객을 만났다.

오늘 어머니를 화장했다고 했다.


"어머니께서 천국에 가셨을 테니 내 맘이 편하다."


이곳 사람들은 믿는다.

마더 강가를 통해 윤회의 사슬을 끊고 영원한 고통으로부터 해방된다고...

그러니까 강가는 한 많은 이승과 그로부터 해탈하는 저승 사이에 놓인 탯줄이다.

생명의 강이다.


"갠지스강은 태양이 이글거리는 펀자브에서 비옥한 뱅골 평야까지 남쪽으로 내려오는 동안 주변을 성스럽게 적신다. (...) 바라나시는 모든 종교 사상을 갠지스강으로 모으는 거대한 구심점이다. 신성한 힘을 주는 강이다." (방랑하는 철학자 / 헤르만 폰 카이저링)


사람들은 오늘도 신성한 강물에 몸을 담근다.

세계보건기구 발표 갠지스강 수질 오염도 같은 수치는 강가에 모인 순례객들에겐 무의미하다.

인도의학연구위원회가 발표한 암발병 위험수치 경고 같은 것은 우이독경일 뿐이다.

영혼을 씻기엔 너무도 더러운 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저 한 발치 건너에서 지켜보면 된다.

이것은 이해의 대상이 아니다.

믿음의 영역이다.

"믿음이 있으면 설명이 불필요하고,

믿음이 없으면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경구에 기대어 본다.

성인의 가르침이 스며들기엔 아직 나의 믿음은 천박하다.


마더 강가,

누가 어머니의 사랑을 환율계산기로 따지려 드는가.


keyword
팔로워 46
이전 09화그대 다시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