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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의뒷면 Nov 23. 2022

잠들지 않는 병실의 밤

인간은 약한 생명체이다. 질병에 당해 낼 장사가 없다. 애나 어른이나 취약하기는 마찬가지다. 체온이 일정 수준을 넘면 정신을 잃고 흐트러진다. 가래와 콧물 같은 분비물이 일정 수준을 넘면 폐를 침범하고 위협한다. 더구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바이러스의 공격을 견디지 못한다. 은 저녁 순식간에 덩이가 된 아이를 업은 나는 정신없이 병원로 내달렸다.


 병실에 세 명의 아이가 있다. 모두 슷한 증상을 호소한다. 한 명은 자꾸 흘러넘치는 콧물 불편하다고 칭얼다. 한 명은 기침을 하다 악몽을 꾼 듯 몸부림치다 잠에 깬다. 느닷없이 솟구치며 쉬이 멈추지 않는 기침소리가 병실을 채운다. 울다 깨기를 반복하다 밤이 깊어간다. 누워있어도 편히 잘 수 없는 어미는 기침소리만 도 엉덩이 들썩인다. 아이어미 모로 누운 채 서로를 부둥켜안고 잠이 든다.


오른손에 매달린 기다란 링거줄이 생경하고 불편한 아이는 떼어내라고 호통을 친다. 어떤 감언이설도 집에 가고 싶 아이의 마 그러리지 못한다. 한밤 중에 이게 무슨 봉변인가 싶은 아이는 뽀얗게 서걱대는 침대 위에 앉아 내내 울기만 한다. 아이는 누나도 없고 장난감도 없는 차가운 침대가 맘에 들지 않는다. 몇 밤을 더 지내 링거줄에서 풀는 거냐고 묻고 또 묻는다. 앞으로 며칠 더 이렇게 지내야 한다고 무심하게 같은 대답을 하는 엄마를 원망스럽게 바라본. 손가락을 꼽아보지만 세고 또 세어도 가늠이 되지 않는다. 아이는 고개를 이리저리 갸우뚱 멈추 운지 울고 만다.


눈을 감아도 아이들 울음소리가 잔상처럼 맴돈다. 아파서 우는 아이들의 울음은 어둠을 가르고 공기 중다. 눈을 감아도 감은 것 같지 않고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다. 내 아이도 울고 옆 침상의 아이도 운다. 체면이고 뭐고 나도 그냥 같이 울어버리고 싶다. 칭얼대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다 진이 빠졌다. 울다 지친 아이 앞에서 성난 사자가 되어 이제 그만 하라 윽박지다. 울음을 삼키며 씩씩한 척하 금세 무너진 내 모 썽사납다 못해 쓸쓸하다. 


삼 인실이 아니었다면 벌써 몇 번을 버럭거렸을 텐데 많이 참았다. 안 하던 친절과 상냥을 걸쳐 입으니 금세 기운이 빠진다. 몸은 바닥으로 가라앉을 듯 겁기만 한데 정신은 가라앉지를 않는다. 내일로 미뤄둔 업무와 결정되지 않은 들이 수레바퀴처럼 머릿속을 돌고 돈다. 침상을 정리하고 밥과 약을 먹이고  호흡기 치료를 하고 한 바퀴 산책까지 했는데 아직 해가 지지 않았다. 어제와 오늘의 시간이 사무실과 병실의 시간이 이렇게 다를 줄이야. 시간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공감각으로 느끼는 것인 가보다. 비누 향이 가시기도 전에 점심시간이 되고 졸음을 가까스로 다 보면 퇴근시간이 되었다. 제야 해가 저물었다. 쉽게 잠들지 않을 두 번째 밤이 다가오고 있다.


<사진출처: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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