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터지는 소리, 까르륵

by 정희




메마른 나뭇가지가 살이 찌기 시작했다.

마치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가 하룻밤 자고 나면 통통해지는 것처럼.

어느 날은 꽃망울이 맺혔다. 분홍 맺힌 자리엔 분홍 꽃이, 연두 머금은 자리엔 하얀 꽃이.


아기가 엄마를 알아보고, 눈을 마주치며 웃기 시작할 무렵,

뱃살을 간지럽히면 터지던 아기의 '까르륵' 웃음. 꽃도 그렇게 터졌다.


아기의 발과 통통한 허벅지, 맨들맨들하면서도 따뜻한 그 부드러움. 벚꽃잎도 그랬다.

베란다로 불어온 연한 바람에 벚꽃이 흔들린다.


아직 나의 봄은 완성되지 않았는데, 꽃잎이 떨어진다.

나무가 매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동안 아이들은 어느새 벚나무보다 훌쩍 커버렸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는 여전히 그날의 보드라운 볼살의 따뜻함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