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회전 신호를 받으려고 줄줄이 늘어져있는 차량들.
세 번인지 네 번인지의 신호 동안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기다시피 나아간 결과, 언젠간 내 신호가 오는 것처럼.
1시간 47분을 기다리는 동안 교대로 화장실도 다녀오고 셀카도 찍었다가 폰으로 웹툰도 보고 유튜브도 보고, 다리가 아파서 왼쪽 오른쪽 번갈아서 짝다리를 짚다 보면 드디어 철커덕 거리는 레일 소리에 심장이 두근 대다가 꺅 소리를 질러대며 쏜살같이 지구의 중심으로 곤두박질치는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터 탑승 순서가 오는 것처럼.
식당 앞 테이블링에 오전 10시 반에 대기 입력해 놓고 점심은 다른 데서 먹고 시간을 때우다 두족류처럼 카페 소파에 흘러내려 눌어붙어 지칠 무렵, 오후 4시 12분이 되어서야 겨우 들어간 유명 맛집 우대갈비의 형용할 수 없이 기름진 감칠맛처럼.
봐도 못 본 척 생각나도 잊은 척 빛이 차단된 창고 한편에 열두 번의 계절이 바뀔 동안 애타는 마음을 끓고 끓여 참아온 찐득하고 까만 매실액을 드디어 꺼냈을 때처럼.
내 인생에도 청신호 켜지는 날 오겠지. 내 차례 오는 날이 있겠지.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