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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로 Jan 26. 2023

The 글쓰기 must go on...

역대급 폭설이 내렸습니다.

어젯밤부터 우리 시, 옆 A시, 옆 B시, 옆 C시에서 모두 같은 내용의 재난 문자를 보내주었습니다.



폭설이 내리니 조심하고 대비하세요!





며칠 전부터 한파가 밀어닥쳐 영하 17도, 18도를 기록하고 있어서 집에 있는 모든 수도꼭지마다 졸졸졸 틀어놓았습니다.

똑똑똑은 안 된대요. 부족하대요.

졸졸졸 정도 되어야 동파가 안 된다는 썰을 듣고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수도세보다 동파된 배관 고치는 비용(금전적이든, 육체적이든, 심리적이든!)이 훨씬 클 것 같아서요. 





이렇게 갑자기 추워진 탓인지 아님 오늘 폭설 때문에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는 결빙 도로를 만나고 싶지 않아 차를 두고 대중교통으로 출근을 해서인지.

화요일부터 콧물이 주룩주룩 나던 것이 살짝 몸살 기운으로 스멀스멀 퍼지고 말았습니다.

깨끗한 물이 담긴 물통에 어두운 파란색 물감을 머금은 붓을 빤 것처럼요.



다행히 약국에서 파는 대웅제약의 <오메코> 약을 먹어서 수업 중에 코를 푸는 일이 줄었어요.

잠깐 약을 설명하자면요.

저는 30여 년을 살면서 약국 약에 대한 불신이 있었어요.

먹어도 낫는 건가? 효과를 잘 몰랐거든요.





근데 작년에 오메코를 알게 되고 그 생각이 바뀌었어요.

자기 전에 두 알을 때려먹었더니, 원래 침대에 눕고 30분도 더 지나 잠이 들던 것이 기절한 듯이 잠도 잘 오고 다음날 아침에 코도 편안한 거예요.

그래서 그때부터 집의 상비약으로 오메코를 항상 들여놓습니다.

약국에 전화해서 오메코 있냐고 물어보고 가서 살 정도예요.

앞광고도 아니고 뒷광고도 아니고요.

그냥 저처럼 약국 약에 효과를 많이 못 본 분들이 코감기 걸리시면 드시라고 소개해봤어요.



어쨌든 날씨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은 제 몸은, 함박눈을 가릴 용도로 차 앞유리에 얹어 놨다가 물을 먹고 흐물흐물해진 라면박스처럼 컴퓨터 앞에 앉아 노글노글한 채로 있습니다.


글쓰기 챌린지를 시작하고 5일 정도는 신나게 썼어요.

근데 첫 위기가 6일 차에 오고 맙니다.

뭔가 쓰기가 싫은데... 하면서 미루고 있는데 그래도 처음 시작할 때 각오가 있었잖아요.

챌린지 단톡방에서도 격려 메시지들이 올라오니 꾹 참고 썼습니다.

그 위기를 견디고 나니까 또 한참 잘 쓰게 되었어요.



두 번째 위기는 바로 어제입니다. 

수요일 10시 30분은 <나는 솔로> 본방 시간입니다.

원래 다른 연애 프로그램은 잘 봤었는데 왠지 <나는 솔로>는 피하게 되었거든요.

너무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라 부담스러워서요.

 근데 남편이 즐거워하면서 보길래 같이 보고 싶어서 저도 시청하게 되었어요.

요새는 너무 재밌어서 챙겨보고요.



어제 제가 수업이 9시 30분에 끝나는데 착각을 해서 10시 30분에 끝나는 줄 알았던 거예요.

그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아 오늘은 글 쓰지 말까'였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9시 30분에 끝나서 1시간의 짬이 났고, 남편이 소재를 제안해 줘서 금방 쓰고 방송도 볼 수 있었어요.

무사히 두 번째 위기까지 넘겼습니다.



하루 만에 세 번째 위기가 왔습니다.

바로 오늘, 지금이지요.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오늘 몸 상태가 좋지 못한 데다가 방금은 하루 종일 차 위에 쌓인 거대한 눈이불을 치우고 왔거든요.

오늘 안 치우면 내일은 얼어붙을 수도 있어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잖아요.


A stitch in time saves nine.


영어 속담인데요. 제 때 바느질 한 땀을 하면 나중의 아홉 땀의 수고를 줄여준다 라는 뜻이에요.

옷이 살짝 뜯어져 있을 때 바로 꿰매면 한 땀으로 끝인데, 귀찮다고 그냥 두면 점점 더 많은 부분이 뜯어져서 아홉 땀이나 꿰매야 한다는 거죠.

아홉 땀 꿰매기 싫어서 눈을 바로 치웠습니다.

급격하게 체력이 닳는 게 느껴졌어요!



쓸까, 말까..

쓸까, 누울까....

쓸까, 잘까........



챌린지 1/3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이 시점.

포기하는 건 너무 아까웠어요.

그리고 지금 쓰면 한 장으로 끝인데.

귀찮다고 그냥 두면 나중에 아홉 장 써야 할 수도 있잖아요!

오늘 안 한 것을 만회하려면요.



오늘 안 하면 내일은 더 하기 싫을 거고.

그러면 남은 44일의 챌린지는 수포로 돌아갈 테니까.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멈춘다 해도 누군가는 계속 쓰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거든요.

저라고 멈춰있을 수 있나요.

제가 학생들 가르칠 때 많이 하는 소리가 있어요 인터넷에서 본 글귀예요.



힘들어도 참고 해라.
실력만 남고 감정은 사라진다.



쓰기 싫어도 참고 쓰면 글은 남고 싫은 감정은 사라지겠죠.

그래서 오늘도 계속합니다.



글쓰기는 계속 되어야 한다.

The 글쓰기 must go on!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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