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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로 Aug 08. 2023

자동차병원


사람도 병이 나면 병원을 찾듯 자동차도 고장 나면 카센터에 간다.


그러니 카센터는 자동차 병원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2012년식이지만 2014년인지 2015년인지 그즈음에 남편에게 입양된 쥐색 K5는 벌써 나이가 10살도 더 넘었다.


여태 14만 km를 달리며 신발도 갈아 신고, 여기저기 흉터도 남고, 액세서리도 바꾸어 가면서 우리 가족의 출퇴근과 여행길을 책임지고 있다.


약 2년 전부터는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우웅 하고 힘겨워하는 소리도 나고, 겨울에는 부품들도 꽁꽁 얼어서 그런지 방지턱을 넘을 때마다 차 하체에서 떨걱거리는 소리가 난다.


카센터에도 문의했으나 부품을 갈 정도는 아닌지 우선 타라고 하는 걸 보니 이건 사람으로 치면 비염, 고혈압 같은 만성 지병인 걸까.




며칠 전에는 에어컨이 아무리 틀어도 시원하지가 않았고 자동차 정기점검에서 주차브레이크가 재검이 뜨는 바람에 7월에 엔진오일을 갈러 갔던 카센터에 만 한 달도 안 되어 또다시 다녀왔다.



수술대에 오른 자동차



기사님은 에어컨은 가스가 새는 곳을 정확히 찾을 순 없다 하셨지만 입구 쪽에서 조금 새는 것 같고, 용량이 부족하긴 하다며 재충전을 해 주셨고 주차브레이크도 단단히 잡아주셨다.


자동차의 병원비는 7만 원.


이 친구가 많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남은 시간도 함께 했으면 한다.


날이 궂을 땐 비를 막아주고, 더운 여름엔 스스로는 철판이 뜨겁게 달궈지면서도 안에 있는 나를 시원하게 해 주고, 급한 일이 있을 때, 아무리 먼 곳이라도 내가 가길 원할 때면 군말 없이 함께 해주는 자동차는 그저 차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래서 폐차를 할 때 그렇게도 많이 우나 보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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