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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로 Aug 13. 2023

태풍 오는 날의 일기 4

오후 9시 대치동 학원가에는 낡은 건물이 많다.


물론 개중에는 쌈빡하게 신식 건물을 지은 곳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오래된 건물이다.


우리 학원 천장에서도 비가 샌다...


지난번 폭우 때도 샜다.


태풍이 온 목요일 해당 강의실은 휴강되어 수업이 없었지만, 금요일까지 상황을 봐야 할 것 같았다.


다행히 지난번 폭우 때는 물풍선처럼 불룩하게 되었던 천장 벽지가 이 날은 약간 울었을 뿐 버텨주고 있었다.


대치에서 버티는 학생과 강사들처럼, 벽지도 버틴다.


중간중간 원장님께 천장 상황을 보고했다.


나는 걱정이 많은 스타일이라 만약 내가 원장님이라면 집도 못 가고 학원에서 천장 바라보며 밤샐 것 같은데....


뭐 그런 역지사지를 하면서 누가 나한테 계속 상황 보고해 주면 좋을 것 같아서 걱정하실까 봐 보고했다. 다행히 좋아하셨다(?).


아이들이 적어서 이 날 퇴근을 일찍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감하고 가면 보통 10시 20분이었는데, 목표를 10시 10분으로 잡았다.


선생님!! 수업 빨리 끝내고 아이들 보내 주세요. 선생님도 어서 귀가하셔야지요. (그리고 저도 집에 가게요.)



내 맘 속 소망이 통했는지 이 날 난 10시 7분에 무사히 퇴근할 수 있었다.



-태풍 오는 날의 일기 끝-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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