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아홉 번째 이야기
남들과 비교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내 자존감은 점점 떨어져 갔다.
이 선택이 옳은지는 알 수 없었지만, 무언가를 붙잡지 않으면 나는 정말 사라질 것만 같았다.
친정도 시댁도 모두 지방에 있어 아이를 맡길 곳은 없었다.
전공했던 디자인 업무는 야근이 잦았다.
경력을 살릴 수 없으니,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며 다시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남편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매일 늦게 들어오는 데다, 말해봤자 달라질 것은 없어 보였다
그날은 유난히 추운 겨울날이었다.
아이를 데리러 어린이집에 갔는데 교실에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베란다 쪽에서 아이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겉옷도 입지 않은 채, 아이는 베란다에서 혼자 놀고 있었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아이의 볼은 빨갛게 얼어 있었다.
선생님은 청소를 해야 해서 어쩔 수 없었다며 변명처럼 말을 이었다.
하원 시간에 늦은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이렇게 추운 날씨에….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치밀어 올랐지만,
저런 사람과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아이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가운 뺨과 식어 있는 두 손이 자꾸 눈에 밟혔다.
그리고 그날 밤, 아이의 몸은 서서히 달아올랐다.
이마에 손을 얹는 순간, 막연했던 불안은 그대로 현실이 되었다.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
젖은 물수건으로 아이의 몸을 닦으며
열이 더 오르지 않기를 속으로 빌었다.
그 간절함 속에서
어린아이를 방치한 어린이집 선생님을 향한 분노,
아이를 떼어놓을 수밖에 없게 만든 남편에 대한 원망도 뒤엉켜 올라왔다.
그러나
날이 밝아 아이를 업고 병원으로 향했을 때,
의사의 입에서 ‘폐렴’이라는 말이 흘러나오자
내 마음의 화살은 결국 나 자신에게로 향했다.
아직 엄마 품에 있어야 할 아이를
떼어놓은 사람은, 결국 나였으니까.
모든 게 다 내 잘못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