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지 못한 약속
아빠가 병상에 누웠던 기간은 고작 3개월이었다.
마지막일 줄 몰랐던 생의 끝자락에서 아빠가 내게 바란 건 딱 하나였다.
밤새 자지 말고, 곁에서 지켜주는 것.
밤은 고독과 죽음의 시간이었고, 아빠는 그 어둠을 함께할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그 한마디가 나에게는 무겁게 다가왔다.
그래서 아빠와 고요한 밤을 함께 보내며 그저 곁에 있었다.
매일 밤을 지새우다 아침이면 잠에 빠져들곤 했다.
하지만 피로는 인간의 의지보다 강했는지 어느 날 새벽,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아빠가 내 이름을 부르며 나를 흔들어 깨웠을 때였다.
"아빠, 나 너무 졸리단 말이야."
퉁명스럽게 짜증을 내고 말았다.
아빠는 미안했는지, "어서 자라."며 등을 토닥여주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게 마지막이 되었다.
마지막 기회를 내가 놓친 것이다.
나는 그때의 나를 용서할 수 없었다.
이 바보야, 그 밤을 새웠어야지..
아빠의 곁을 지켜주지 못한 그 순간을 탓하며 울고, 또 울었다.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날 밤을 다시 한번 보내고 싶다.
바늘로 온몸을 찔러서라도 잠을 안 자고, 아빠 곁을 지키고 싶다.
그리고
"아빠, 내가 짜증내서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