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번째 이야기
몇 번의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결국 결혼이라는 결실에 닿았다.
그는 넉넉지 않은 종갓집의 장손이었지만,
나는 현실보다 그 사람을 믿었다.
사랑으로 모든 걸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스물여섯, 그는 스물여덟.
겨울의 신부가 되어,
친구들 중 가장 먼저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신부 대기실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내 손을 꼭 잡았다.
“조건을 떠나서, 넌 가장 사랑받는 신부일 거야.”
그녀의 눈빛은 진심이었고,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이 사실이라고 믿었으니까.
식장에 들어서기 전,
거울 속의 나는 낯설 만큼 예뻤다.
하얀 드레스에 감싸인 모습은
내가 아닌 또 다른 내가,
그 순간 거울 속에서 숨 쉬고 있는 것 같았다.
오빠의 손을 잡고,
날 기다리는 그를 향해 한 걸음씩 발을 떼었다.
검은 턱시도에 긴장한 표정,
그러나 눈빛은 어느 때보다 따뜻했다.
“예쁘다.”
그가 속삭이듯 말하는 순간,
모든 불안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견딜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가 내게 준 사랑을,
이제 그의 아내로서 온전히 되돌려주고 싶었다.
사랑받았기에, 나도 사랑으로 보답하고 싶었다.
그날의 햇살은 부드럽게 식장을 감싸고 있었다.
음악은 우리의 걸음을 따라 흘렀고,
하객들의 눈빛은 따스하게 머물렀다.
그날의 공기마저, 우리를 축복하는 듯했다.
그의 손길, 내 심장의 떨림.
모든 것이 내게는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