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그리움의 현재
창밖에는 여름비가 음표를 그리며 쏟아지고
나는 그 사이로 아껴둔 가삿말을 붙이듯이
쏟아질듯한 그 어떤 마음을 넘치지 않게 담아서
숨을 고르고 첫마디를 떠올려.
안녕, 보고 싶었어, 잘 지내고 있어?
좋아하는 걸 말할 때 씰룩이는 입꼬리
신날 때면 낮은음자리표 모양으로 휘어지는 눈
생각에 잠길 때면 여름햇살에 부서지는
파도의 윤슬처럼 반짝이며 침잠하는 눈동자
갓 구운 빵처럼 버석거리는 햇살에
알맞게 잘 익은 복숭아처럼
행복한 상상을 할 때면 발그레지는 볼
엉뚱한 상상이나 즐거워 보일 때면
여름 운동회에서 1등 한 트로피를
엄마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아홉 살 난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고 씩씩하게 명랑해지는 목소리.
그 칭찬에 부끄러워져서
자주 수줍어지는 네가 시선의 끝을 두는
좋아하는 양말이 취향껏 신긴 너의 알록달록한 발끝.
네가 어디서 무얼 하든
그 어떤 모습이든
살다가 이렇게 함부로 애틋하게
그리워질 때가 있어.
이런 내가 미안해질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