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옹이도 예쁠 날이 온다

내 상처가 누군가에게는 이해나 위로가 되려나

by 김라온

나무가 한두해 나이테를 먹고

비바람에 상처를 입거나,

해충이 쏠아서 갉아먹거나

누가 실수로 상처를 내면


그 움푹 팬 자리를 메워 치유한 자리엔

‘옹이’가 생긴다는 다큐를 봤다.


그러니까 나무 입장에서는

몸서리쳐지는 상처의 흔적이나 기억인게지

볼 때마다 떠올리게 되는 그런 무언가.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옹이 자체가 결함이면서 예술적인 요소라

옹이가 많은 자작나무는 ‘버럴(burl)’우드로

예술가구 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기도 한단다.


그래서 생각하기를

사람도 나무와 같이 나이테를 먹고

상처를 입어 마음의 군데군데 옹이를 지고 살지만


살다 보면 그것도 자작나무 가구처럼

멋지게 휘어지되 부러지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되려나?

시간이 들수록 상처투성이라고 하여도

근사해질 수 있는 어른에 될 수 있으려나?


그 생각이 드니

너덜너덜해진 내 여린 마음을 붙잡고

한 손가락으로는 눈물을, 다른 한 손가락으로는

옹이를 메우며

손가락사이로 숭숭 느껴지는 바람에 어쩔 줄 모르다


마음이 차분해졌다.


주름진 얼굴의 지도가

그 사람이 살아온 세월을 증명하듯

나도 언젠가 내 마음의 옹이조차도

자랑스럽게 내보일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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