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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OH Sep 09. 2024

미국 변호사 시험공부 방법(계속)

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와 사. 2월 – 미국 변호사 시험공부 시작

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 학교생활 충실하게 즐기기     


  MPRE 시험 전후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게 되고, 여러분은 이제 그냥 시간이 흐르는 대로 시험도 보고, 여행도 가고 즐기면서 학교생활을 하시면 됩니다. 미국 변호사 시험 준비는 잠시 잊고요.      


사. 2월 – 미국 변호사 시험공부 시작     


 자 이제 짧은 겨울방학도 끝나고, 봄학기 수강 신청도 끝나 순조로운 학교생활이 다시 시작됩니다. 봄학기는 가을학기보다 훨씬 여유롭게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미국생활 전반에 대해 익숙해졌으니까요. 친구들, 가족들과 여행도 다녀와서 재충전도 한 상태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본격적으로 미국 변호사 시험공부를 시작할 때가 된 것입니다. 제가 지금 이 책을 쓰면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BARBRI라던지 다른 사설 미국 변호사 시험학원들이 대부분 인터넷 과정을 개설하고 있네요. 강의도 인터넷으로 이루어지고요. 


 제가 시험공부를 했던 2007년은 카플란 같은 경우는 강의 파일을 CD-ROM으로 제공했고, BARBRI는 뉴욕에서 현강을 녹화하고, 이것을 주마다 지정된 학교에서 틀어주는 방식으로 강의를 제공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Georgetown University Law Center에서 L.L.M 과정을 마쳤지만 여기에서는 집합 강의를 하지 않았고, Georgewashington University에서 집합 강의를 하였기 때문에 이 학교로 등하교를 해야 했지요. 그런데 이처럼 모여서 집합강의를 듣는 방식은 일단 그 학교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매우 부담이 됩니다. 또 굳이 실강도 아닌 녹화강의를 들으려 이러한 노력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지요. 저도 집합 강의를 들으러 갔다가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하루 만에 BARBRI 과정을 취소한 적이 있습니다(무려 50%를 떼고 남은 50% 금액만 돌려받아 돈이 아까웠던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마치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군요. 동시에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공부 방법이 지금도 먹힐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그러나 지금의 인터넷 강의는 조지워싱턴대학교로 직접 가서 녹화강의를 들었던 수고를 집에서 인터넷으로 볼 수 있게 한 것으로 그 방법만 변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본질적으로 바뀐 것은 없는 것이지요. 또 시험공부 방법이라는 것이 녹화강의를 듣느냐 온라인 강의냐 하는 것으로 크게 달라지는 것이 아니지요.      


 그럼, 지금부터 제가 했었던 미국 변호사 공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방법은 앞서 본 제1장의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즉, 동영상 강의 → 내용 파악 → 문제 풀이의 과정 3단계가 기본이 됩니다.     


1) 동영상 강의


 미국 변호사 시험을 위한 강의 수강도 동영상 강의를 완강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런데 강의 수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시기를 2월로 좀 일찍 잡기 바랍니다.      


가) 시간을 정해서 동영상 강의 모두 듣기     


 여러분은 우선 동영상을 언제까지 들을 것인지 기간을 정해야 합니다. 들어야 하는 총 강의 수와 기간을 정해서 하루에 정해진 강의는 무조건 다 듣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때 강의를 통해서 과목을 완전하게 이해하겠다는 욕심을 버리라는 것입니다. ‘완전’은커녕 그냥 한번 들어보자는 마음 자세를 가지고, 중요한 것은 정해진 시간 내에 다 듣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기간은 그렇게 길게 잡으시면 안 됩니다. 길어야 두 달을 잡고 모든 강의를 한 번은 듣겠다는 마음으로 들으십시오.      


 여러분이 학교에서 수업을 통해 헌법이나 계약법 등을 맛본 경우에도 초심자의 마음으로 들으십시오. “한번 무슨 말하는지 들어 볼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냥 BGM으로 틀어놓았다고 생각하고 들으세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중요한 것은 한두 달 정도로 짧게 기간을 정하고, 이 기간 안에 강의를 다 듣는 것입니다.      


 동영상 강의를 듣는 목적은 용어나 개념과 친해지는 데 있다고 보면 좋겠습니다. 그냥 틀어놓으십시오. 집중이 안 되고 이해도 안 되는 것 같아도 본인이 정해놓은 일정에 따라 모든 동영상을 듣길 바랍니다. 이렇게 해도 되는 이유는 우리는 이 과정이 끝나고 다시 한번 제대로 강의를 들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2) 보고, 듣고, 쓰고, 말하면서 공부하기     


 다음으로 여러분이 할 일은 본격적으로 강의를 통해 공부하는 일입니다. BGM으로 들었던 기억은 싹 잊으셔도 됩니다. 이번에 동영상 강의를 들으면서 꼭 기억하셔야 할 것은 바로 전신을 이용하여 공부한다는 것입니다. 즉, “눈으로 보면서, 귀로 들으면서, 손으로 쓰면서, 입으로 말하면서” 듣는 것입니다.      


 변호사 시험 준비를 위한 BARBRI나 타사 프로그램을 구입하게 되면 본 교재 외에 워크북이라는 보조교재가 있습니다. 이 워크북은 강의의 아우트라인을 정리한 것으로 강의를 들으면서 주요 개념을 쓰게 되어 있습니다(지금은 대부분의 강의가 인터넷 동영상 강의로 되어 있고, 기존에 손으로 쓰던 부분을 타자로 치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강의를 일일이 듣고 손으로 워크북의 빈칸을 채워 넣는 것을 시간 낭비로 생각합니다. 남이 다 정리해 놓은 요약집을 눈으로 빨리 보는 것이 더 좋은 방법으로 생각하는 것이지요. 이 요약집 또는 정리노트는 제가 있었던 2007년에도 90년대 정리된 정리노트들이 구시대의 유물처럼 전수되어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제가 받은 유물의 이름은 “New York Note”였습니다. 이 노트는 작성자마다 조금씩 형태나 내용을 달리 해서 작성자의 이름을 딴 것도 있는 등 여러 가지 버전이 있었습니다.      


 직접 손으로 쓰거나 치는 것이 시간이 들기 때문에 주요 개념이 다 써진 정리 노트를 보는 것이 언뜻 보기에는 시간도 아끼고 더 효율적인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남이 정리한 노트는 절대 자기 것이 되지 않습니다. 빨리 눈으로 훑고 지나간 것은 빨리 머릿속에서 휘발됩니다.     


 저는 꼭 여러분이 직접 강의교재를 보면서(“눈으로”) 교수가 말하는 것을 듣고(“귀로”) 직접 자기 손으로 쓰면서(“손으로”) 크게 따라 하며(“입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택할 것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되면 여러분은 한 번에 4가지 통로로 공부하게 됩니다. 뇌는 눈, 귀, 입 그리고 손을 함께 움직이며 공부한 것들을 더 잘 기억합니다. 편한 길로 가지 말고, 꼭 자신이 직접 몸을 움직이면서 공부하십시오!      


3) 문제 풀이를 통한 내용 이해     


 눈, 귀, 손, 입으로 공부하는 과정이 끝났다면 이제는 문제 풀이를 통해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점검하여야 합니다. BARBRI를 포함한 사설 미국 변호사 시험 준비학원들의 교재에는 모두 객관식 문제 해설집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두 번의 강의, 즉 처음에는 그냥 배경음악으로 듣고, 두 번째는 요점을 받아 적으면서 듣는 것을 통해 어느 정도 대체적인 내용들은 머릿속에 들어가 있는 상태이므로, 이제는 문제를 통해 공부한 내용을 체계화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여러분이 이러한 문제 풀이를 시작할 때는 아마 5월 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가) 실전 문제 풀이를 통해 이해 확인   

   

➀ 객관식     


 BARBRI나 다른 사설 학원들 모두 문제집을 제공합니다. 문제 풀이를 할 때에는 처음에는 시간제한 없이 풀어보고, 어느 정도 풀 수 있는 정도가 되면 꼭 정해진 시험 시간에 맞추어 시간을 정하고 풀어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나중에 실제 시험을 보러 갔을 때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문제를 다 못 푸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평균적으로 한 문제당 얼마의 시간을 들이는지 점검하고, 속도가 느린 경우에는 빨리 푸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또 객관식 문제를 풀고 나서 찍어서 맞추었거나 틀린 문제는 우리가 앞서 눈, 귀, 입, 손으로 공부했던 워크북과 본 교재의 해당 부분을 찾아가면서 다시 정확하게 이해하고 넘어가도록 합니다.      


➁ 주관식     


 주관식의 경우에도 시간을 정해서 답안을 써 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머릿속으로는 아는 것 같아도 실제 써 보지 않으면 정작 시험을 볼 때 생각이 엉키고, 당황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주관식 시험의 답안 작성은 CIRAC 또는 IRAC의 방법에 따릅니다. Conclusion → Issue → Rule → Application → Conclusion (CIRAC) 또는 Issue → Rule → Application → Conclusion (IRAC) 형식으로 답안을 풀어가는 형식입니다. 이 둘의 차이는 결론을 앞에서 간단하게 써 줄 것인가 말 것의 차이입니다.      

 어느 형식에 따르건 뒤의 절차는 동일합니다. 즉, 문제에서 제기되는 이슈가 무엇인지 쓰고, 이 이슈에 적용되는 법 규정을 밝힙니다. 이후 이 법 규정이 당해 이슈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그러한 법 적용의 결과 사례가 어떻게 풀리는지를 씁니다. 마지막으로 도출되는 결론을 씁니다. 가장 양을 많이 차지하는 부분 또는 수험자가 잘 풀어써야 하는 부분이 바로 법 적용, 즉 application 부분입니다.     


 앞서 제가 미국 변호사 시험에서 요구하는 영어 실력은 쓰기와 읽기라고 한 바 있습니다. 주관식 문제를 풀 때 요구되는 쓰기 실력은 이렇습니다. 먼저 이슈 제기는 In this case, the issue is …라고 시작하면 됩니다. 그다음 Rule은 예를 들면 회사법상 이사의 충실의무가 문제가 된다고 하면, As a rule of law, a director has the duty of loyalty …라고 해당 룰을 써 줍니다. 이후 application에서는 In this case, director A breached the duty of loyalty by …라는 식으로 해당 룰이 어떻게 사안에 적용되는지 씁니다. 마지막으로 결론 부분에서는 As a conclusion, director A is liable for … 이런 식으로 결론을 정리합니다. 그렇게 어렵지 않은 문장 형식들입니다. 주관식을 풀 때에는 다음 사항을 기억해야 합니다.     


㉮ 문제를 읽으면서 alarm이 울려야 한다: 이슈 찾기     


 미국 변호사 시험은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이 아닙니다. 3년의 로스쿨을 마친 사람은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고 pass / fail의 개념으로 자격을 수여하는 시험입니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보는 뉴욕주 변호사 시험의 경우 실제로 3년간의 과정을 거친 로스쿨 졸업생의 합격률은 80% 이상으로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미국 변호사 시험은 문제를 보면 이슈가 바로 보일 정도로 공부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단계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주관식 문제가 명확하게 물어보는 것이 무엇인지를 밝혀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문제를 읽으면서 “왜 지문에서 이 단어를 썼지? 무엇을 물어보려고 하는 거지? 아하, 이것은 (예를 들면) 청약과 승낙이 유효한가를 물어보는 문제가 나오겠구나!”라는 등으로 머릿속에서 알람이 울려야 합니다.      


㉯ Rule과 Application     


 이슈를 찾았으면 곧바로 해당 이슈에 대한 Rule을 써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여러분은 공부할 때 반드시 기본적인 Rule은 외워야 합니다. 탁! 치면 툭! 하고 입에서 나오듯이 말이지요. 따라서 이 Rule은 간결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사안에의 적용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여러분들이 가장 공을 들여야 하는 부분이 이 부분입니다. 해당 룰이 어떻게 사안의 쟁점에 적용되는지를 풀어써야 합니다. 나머지 결론은 매우 간명하겠지요?     


㉰ 객관식과 주관식에 대한 공통 사항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사항을 보면서 “말은 쉽게 한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변호사 시험이든 중개사 시험이든 시험은 시험입니다. 제가 중개사 시험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과목별로 전체적인 체계를 꼭 잡아야 합니다.      


 가끔 어떤 분들은 “기출문제”에 대한 맹신으로 객관식이던, 주관식이던 문제 풀이에 혼신을 다합니다. 이러한 기출문제들은 해당 과목에 대한 표면적인 안내를 해 줄 수는 있습니다. 이 과목에서는 이런 것이 중요하고, 저 과목에서는 저런 것이 중요하다고 하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해당 과목에 대한 전체 체계를 잡는 것입니다. 이럴 때 꼭 차례를 지도로 삼아 그 과목을 전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어야 합니다. 마인드맵이라고 들어봤을 건데, 마치 이 마인드맵을 그리는 것처럼 머릿속에 헌법이면 헌법의 전체 체계를 잡고, 하부단위, 다시 그 하부단위 밑의 세세단위로 그려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세세단위에서 어떤 것이 이슈가 되는지를 정리하는 식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미국 변호사 시험은 한국의 변호사 시험에 비하여 과목 수는 많으나 공부하여야 할 양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봅니다. 어떤 과목은 BARBRI에 나온 요약집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러 번 말씀드리지만, 과목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와 전체적인 구조 파악이 공부의 주된 방법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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