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화 리뷰

상실은 치유되지 않는다.. <토니 타키타니> 후기

상처는 아물 뿐 흉터는 여전하다.

by Nos

INTRO


인생을 살다 보면, 생각하기도 싫지만 소중한 사람의 상실..로 인한 부재를 경험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 사람은 내가 사랑하는 친구, 연인, 부모님, 선배 등이 될 수 있죠.

이번에 소개해드릴 영화는 바로 상실로 인해 남겨진 이들의 슬픔에 관한 영화 <토니 타키타니>입니다.

전반적으로 고독하고 음울했던 영화였네요.


줄거리 (스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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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타키타니라는 다소 특이한 이름을 가진 남자주인공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재즈 연주로 집을 잘 들어오지 않는 예술가였습니다.

혼자서 고독한 시간을 보내며 자란 토니 타키타니.

그는 자연스레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미술을 전공하면서 정교한 일러스트레이터로 직업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게 혼자 생활을 자립하며 살아가던 토니 타키타니는 에이코라는 옷을 좋아하는 여성에게 마음을 빼앗겨 청혼하게 됩니다. 에이코는 청혼을 받아들였고, 이내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하게 되죠.

모든 게 완벽했지만,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아내 에이코의 지나친 '옷 집착'이었습니다.

쇼핑중독이 확실한 그녀는 비싼 옷들을 갖가지 사다들여 집안에 커다란 옷방이 있을 정도였죠.


토니는 이런 아내가 걱정되어, 넌지시 그녀에게 말을 건넵니다.

아내 에이코는 남편의 말을 따르기로 결심하고, 옷을 반품하러 가는데요.. 이때 비극적인 사고가 터지면서 아내를 잃게 됩니다.

그렇게, 아내를 비극적으로 잃은 토니 타키타니.

그에게 남은 것은, 아내가 남긴 커다란 옷방이었습니다.

그 커다람만큼이나, 더 커다란 외로움에 토니 타키타니는 결국 이상한 구인공고를 냅니다.


아내와 똑같은 체형을 가진 여자를 채용하게 된 것이죠.

간단한 사무업무와 잡무만 시키는 대신, 아내가 입던 옷을 입고 출근하는 조건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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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광고를 보고 찾아온 여자에게 토니 타키타니는 설명합니다.

당연히.. 처음 보는 사람이 들으면 너무나도 이상하고, 다소 변태처럼 느껴질걸 아니까요.

아내의 부재 때문에 괴로워하는 주인공을 본 여자는, 채용 조건을 받아들이고 아내의 옷방을 구경하게 됩니다.


갖가지 비싼 옷들과 좋은 옷들은, 당연히 아내와 똑같은 체형을 가진 그녀에게 너무나도 잘 어울립니다.

좋은 옷들을 맘껏 입어보던 그녀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립니다.

그녀는 이런 옷들을 입어 본 적이 없었고, 가질 수도 없었기 때문이죠.


울음을 터뜨린 그녀를 본 토니는, 결국 몇몇 옷들을 선물해 주고 그녀를 돌려보냅니다.

그 후, 토니는 굳은 마음을 먹고 옷들을 처분해 버리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감상평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 3명은 자신의 마음에 상실이 있습니다.


우선, 남자주인공 토니 타키타니는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가장 큰 상실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 상실로 인하여 외로움과 슬픔을 묵묵히 견뎌내며 살아갑니다.


토니 타키타니의 아내 에이코는 마음의 특정 부분을 상실하였습니다.

정확히 어떤 부분인지 모르겠고, 영화에서 구체적인 설명은 안 나오지만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상실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수많은 옷들을 사고도 여전히 그칠 줄 모르는 쇼핑중독은 그녀를 불행하게 만든 주요 원인이 되죠.


마지막으로, 아내를 대체하게 된 한 여자는 가난으로 인한 상실이 있습니다.

에이코의 비싼 옷들을 입다가 느닷없이 울음을 터뜨린 이유는, 그녀가 그렇게 입고 싶어 했던 옷들을 돈이 부족해서 못 입었던 자신이 슬퍼져서 울었을 겁니다.

가지고 싶은데도 비싼 가격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그 마음이 차곡차곡 쌓여 울음을 터뜨렸던 것이죠.


그 울음을 보며, 토니는 깨닫고 맙니다.

아무리 아내와 똑같은 체형을 가진 여자가 그 옷을 입는다 한 들, 아내를 대체할 수 없음을.

이미 알고는 있었겠지만, 그 상실감을 조금이라도 덮고자 노력해 본 것이지만 부질없었던 거죠.

아내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입는 옷들을, 다른 여자는 울면서 입는 그 괴리감에 결국 더욱더 고독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거죠.

결국, 어떤 여자도 아내를 대체할 수 없음을 깨달은 그는 상실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하며 옷을 처분하지 않았나 싶네요.




살면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일은 참 아름다운 일이지만, 사랑하는 이를 잃는 것은 그 아름다움만큼이나 절망적이고 비극적인 일입니다. 그 남겨진 슬픔과 상처, 공허함은 너무나도 커서 그걸 덮고자 사람은 뭐든지 하게 되죠.


하지만, 우리 모두 각자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이기에, 그 사람을 완벽하게 대체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를 잃는 상실을 경험하게 되면 다른 이들로 대체하기보다는.. 그저 묵묵히 남겨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게 씁쓸한 현실이죠.


그렇기에,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살아가는 우리들은 모두 더욱더 조심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죽음은 나 자신보다 어쩌면, 남겨진 자들에게 더욱 큰 비극으로 다가올 테니까요.


영화를 보고 떠오른 시 한 편을 소개해드리며, 영화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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