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학 리뷰

<어두운 밤을 지키는 야간 약국> 후기

내 삶의 고통에도 적절한 처방을..

by Nos

INTRO


직장 생활을 하며 느끼는 불편함 중 하나는 바로, ‘금융이나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특히 은행의 경우, 영업시간과 근무시간이 겹치기 때문에 업무 중 팀장님의 양해를 구하고 시간을 내야만 이용할 수 있죠.

다행히도 대부분의 팀장님들은 이런 불편함을 공감하기 때문에 흔쾌히 시간을 허락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불편함은 약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약국은 은행보다는 운영 시간이 길지만, 직장인들이 야근을 마치고 나면 이미 문이 닫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밤 8시에서 9시를 넘기면 대부분의 약국이 문을 닫기 때문이죠.

하지만 야근을 마친 늦은 밤, 몸이 아프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집에 상비약도 없고, 편의점에서는 필요한 약을 구할 수 없을뿐더러, 적절한 상담이나 처방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 야간 약국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소설《어두운 밤을 지키는 야간 약국》은 바로 이처럼 해가 진 이후, 어둠 속에서 조용히 문을 여는 한 약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줄거리


해가 지면 어김없이 불이 켜지는 야간 약국.
그곳의 주인은 ‘보호’라는 이름을 가진 약사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이름과는 달리, 과거에 소중한 이를 지키지 못한 상처와 죄책감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 아픔을 잊기 위해, 그리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그녀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야간 약국을 운영해 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환경’이라는 이름의 형사가 이 약국에 잠입 수사를 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됩니다. 이유는 단 하나. 보호가 운영하는 약국 주변에 마약 조직이 숨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까칠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약사 보호. 조금 엉뚱하지만 성실한 형사 환경.

두 사람이 함께 근무하게 된 야간 약국에는, 밤의 어둠 속에서도 빛을 찾아온 다양한 손님들이 방문합니다.
이들이 나누는 이야기와 약을 통해, 차가운 밤은 점점 따뜻한 온기를 띠게 됩니다.


느낀 점


이 소설에 등장하는 손님들은 대부분 밤에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이 쉬고 자는 시간에도 일을 해야 하다 보니, 몸과 마음 모두 지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일 술에 취한 손님을 상대해야 하는 유흥업 종사자부터, 불면증에 시달리는 영화배우까지.
이야기 속 인물들은 모두 햇볕이 아닌 달빛 아래에서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낮의 따스함보다는 밤의 냉기 속에서 버티는 사람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해열제나 진통제가 아닌, 마음을 치유해 줄 약입니다.

그 약은 과연 어디서, 어떻게 처방받을 수 있을까요?

신체적 고통은 약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삶에서 마주치는 크고 작은 상처는 약으로 낫기 어렵습니다.
결국 그런 고통을 치유하는 약은 따뜻한 마음, 지혜, 공감, 조언 같은 인간관계 속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내게는 견딜 수 없을 만큼 큰 고통이라 해도, 누군가에게는 이미 극복한 아픔일 수 있습니다.
그 누군가가 지금 고통을 겪고 있는 이에게 필요한 약을 처방해 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에게 귀 기울이고, 다가가야 합니다.

살면서 만나는 누군가가 나의 약사가 되어줄 수 있고, 반대로 나 역시 누군가에게 따뜻한 처방을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모두 삶의 약사이자 환자입니다.
서로에게 필요한 약을 나누고 처방해 주는 관계 속에서, 어둠 속에서도 따뜻한 달빛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소설,《어두운 밤을 지키는 야간 약국》을 읽고 난 후의 감상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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