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모든 순간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by Traum

내 나이 많지도 적지도 않은 나이.

그러나 너무 많은 다채로운 경험으로 인해, 마치 실제 나이는 지금 나이의 두 배 정도로 느껴지는 나의 삶.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부분도 반드시 일이 생기고,

어떤 날은 집에만 있어도 일이 생기고,

어떤 날은 잠든 사이에 일이 생겨있다.


그 모든 것들이 그냥 우연히 생기는 일이 아님을 알게 된 순간부터, 나는 모든 것에 작은 의미라도 부여하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날은 견디기 힘들게 무언가를 원망만 하고 싶기 때문이다.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두운 거라고...

비가 와야 맑은 날이 소중함을 알게 되는 거라고...


내가 나에게 하건, 남이 나에게 하건,

어떤 위로도 좋으나,

내가 듣고 싶은 말은 언제나,

"너무 애썼어, 쉬어가도 돼. 그래도 돼"였다.


내 인생의 반을 아무도 아는 사람 없는 곳, 아주 낯선 먼 땅에서 멘땅에 헤딩을 하며 지금껏 오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치고, 아플 대로 다 아팠고, 이제는 그 모든 것을 넘어서서 뭐가 다가와도 정말 웬만해서는 충격도 없다.


살다 보니 그렇다,

언제나 나쁜 일, 충격적인 일, 바쁜 일, 급하게 해결할 일 등등은 한 번에 한꺼번에 다가온다.

독일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거 보면, 사람 살아가는 거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도 맞는 듯하다.


어느 날은 다 이겨낼 힘이 넘쳐난다. 언제나 그렇듯 해결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아서, 내 맘같이 혹은 한국처럼 빠른 것과는 완전 반대로 속이 터질 것 같은 속도로 진행됨에도 너그럽게 그냥 그러려니 하는 날이 있게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날들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으며, 그렇게 느린 속도로 진행됨에도 완벽한 것과는 거리가 먼 많은 이들의 시스템 속에서, 과연 언제까지 내가 이 꼴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실질적이고 결정적인 의문이 든 채로 가슴을 졸이면서 살아야 한다.


이렇게 깊숙이 이들의 문화로 들어오지 말걸...

독일어를 아주 간단하게 아주 조금만 하는 상태로 더 이상 발전시키지 말걸..

천 번 만 번 후회를 했다.

마음이 아팠다. 그것도 아주 많이 아팠다.


일주일 방학인 지금.

어제 큰아들의 친구들이 놀러 와서 저녁 8시까지 있었다.

형들과 잘 어울리는 작은 아들을 포함해서 하루종일 독일어를 모국어로 쓰는 남자아이들을 보니 저절로 드는 생각이 있다.

' 이렇게 클 때까지.. 우리 둘은 어떤 단 한 번의 도움도 받아본 적 없이 키웠는데.. 그래서 우리는 몸도 마음도 다 망가졌는데... 참 많이 컸구나, 시간이 이만큼 흘러가서 정말 너무도 다행이다. 감사하다...'


어제의 감사함의 마음이 나를 또다시 일으켜 세운다.

매일매일 느낀다.

모든 순간에는 다 이유가 있음을...

그래서 모든 순간에 감사할 것이라는 다짐을 다시 한번 더 하게 된다.


우리에게 뜻깊은 곳, 시내 교회. 기도실에서 기도를 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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