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 살아진다.

by Traum

살면 살아진다.


시간은 흐르게 되어있고,

모든 순간들은 결국 조금이라도 무뎌지게 되어있다.


너무 큰 실망감과 배신감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충격과 허탈감도,

결국 무뎌진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그렇게 많이 울고,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으로 버텨나가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졸려움도 배고픔도 느낀다.


그렇듯..

살면 살아진다.

나를 보고 있는 내 자식들, 나를 참 강한 사람이라 생각하는 남편. 내가 이 답 안 나오는 곳에서 완전히 무너지고 지금보다 더 많이 아파질까 봐 전전긍긍하는 두 아들과 남편 때문이라도,

더 이겨내고, 더 버텨야 한다.

그걸 보는 남편의 마음은 어떨까. 말 없는 그의 마음 또한 얼마나 속이 탔을까.



매일같이 학교에서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마치 한여름에 아이스크림이 녹듯, 스르르 잊히곤 한다.

하지만 어쩔 땐, 아니 요즘은 아주 자주,

그 미소의 약도 듣질 않았다.

남편 말마따나, 진심으로 지쳐서 그런 거다.


굳이 힘을 내지 않아도, 살면 살아진다.

지금까지 그랬다.

수없는 눈물을 감춤에도 살아졌다.

이겨냈고,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안다, 다시 오뚝이같이 일어날 것을.

그리고 그 모든 충격들은 다 잊어야 한다는 것을.

애써 노력해 볼 것이다.


방학인 지금, 커피도 식기 전에 마셔보고, 잠이 오면 자보기도 하고, 두 아들을 보며 오랜만에 미소를 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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