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시간 진통
예정일이 다가오자, 진심 궁금했다. 애기는 건강한지, 나는 괜찮은지 등등 모든 게 궁금했다. 하지만 그 궁금함은 어디에서도 물어볼 곳도, 상대도 없었기에, 아기는 건강하겠지?라는 말조차 입 밖으로 꺼내지 않고 참았다.
예정일이 나의 생일 3일 후라서, 혹시나 생일이 같아지는 거 아냐.... 라며 설렘, 기대, 걱정, 초조 등 모든 감정이 뒤섞였다.
나의 생일날 밤 12시가 다되어갔을 즈음..
갑자기 처음 느껴보는 싸한 고통이 시작되었다. 배가 뭉치기도 하는 것 같고, 쥐어짜는 것 같기도 하고... 뭐라 표현을 못하겠지만 점점 아파져 왔다. 산파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약 5시간 후, 산파가 집으로 왔다.
산파는 계속 나에게, "Ganz ganz gut.....(아주아주 좋아)"이라며, 아무 위로도 되지 않고 힘도 안 되는 무의미한 말만 무한 반복하며 내 옆에서 똑같은 얘기만 반복하고, 아침이 오면 모닝커피를 우아하게 마시며, 브레쩰에 버터까지 넣어서 배부르게 맛있게 먹고, 점심도 저녁도 잘 드셨다. 나는 계속해서 줄어들지도 않는 진통과 온몸의 뼈가 벌어지는 고통으로 잠은 당연히 못 잔 채로 약 30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너무 지쳤고, 정말 너무 아팠다. 먹지도 못해서 힘도 없었다. 너무 아파서 너무 많이 울었다. 그리고 그 산파가 너무 미웠고, 한마디로 꼴도 보기 싫더라...
그때다.
갑자기 뭐가 느낌이 너무 많이 이상하다.
양수가 터졌다.
그런데 배가 아프면서 양수는 초록색을 띄었다.
우리가 선택했었던 출산원은 이런 경우에는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앰뷸런스를 부른다는 조항이 2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산모가 진통 중 쓰러졌을 때, 두 번째는 양수가 초록색을 띄고 흘렀을 때이다. 이 두 가지는 모두 너무 긴급이므로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물론 그 많은 상황 중에 하필이면 이 두 가지 상황이 나에게 닥칠 거라는 것은 꿈에도 상상도 못 했었다.
나는 그 두 가지 중 두 번째에 해당하여, 산파는 느긋하게 아주 천천히 앰뷸런스를 불렀다. 그러면서 남편과 나에게 말했다.
"응급이야"
' 응급인데 이런 속도로 대처한다고...........'
앰뷸런스는 역시, 느리다 못해 누가 느린지 경쟁이라도 하는 듯한 독일답게 약 1시간 만에 도착했으며, 나는 이렇게 긴급상황임에도 앰뷸런스에 탑승하여 큰 병원으로 츨발할 때까지 30분, 아무도 없는 도로에 신호 다 지키며 가는 새벽 1시의 이 상황이 그냥... 그냥... 그 와중에... 어이가 없어서 정신이 나갔었다.
진심으로 이 말을 너무 하고 싶었다. 그리고 너무 간절히 묻고 싶었다.
' 나 한국 보내줘.... 너무 아파... 우리 아기 어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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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양수는, 두 가지 중 하나이다.
1. 아기가 예정일을 넘겼거나, 산소 부족 등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신호이다.
2. 아기가 양수 속 태변을 들이마시면 태변 흡입 증후군이라는 위험한 상태이기 때문에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즉, 녹색양수는 아기의 스트레스 가능성으로 즉각 치료가 필요로 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