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미래를 위해

by Traum

왜 내 마음이 더 두근거릴까.

밤잠을 설치며 두근거리며, 기도하며 새벽 시간이 느리게 흘러갔다.

한두 번도 아닌데, 매번 두근거린다.


큰아들이 병원 실습을 나갔다.

꿈을 갖기 시작할 때부터 줄곧 지금까지 하나의 장래희망만 갖고 있던 아이가, 벌써 5번째 실습을 나간다.

첫 실습은 만 13세 때, 알아서 지원서를 작성하고, 너무도 신기하게 바로 의사가 연락을 주었고, 그때부터 시작이다.


이번 주는 모든 10학년이 1주일 동안 실습을 반드시 해야 하는 주이다.

아이들은 이미 지난해 학기 초 9월 말에 이 정보를 처음 접했으며, 각자 알아서 구하되, 구하고 난 후에는 학교에 통보하고, 학교 측 서류를 다시 해당 실습하는 곳의 책임자에게 전달하고. 다시 학교에 전달하는 복잡한 과정을 해야만 했다.


1. 자신의 성적과(해당 실습하는 곳에서 원하는 성적 이어야 함),


2. 지원서(지원 동기 등 일반 어른들의 입사 지원서랑 같음)


3. 면접 후 합격 여부 결정. (해당 일의 과목에 대해 사전 지식과, 관심도, 경험여부로 최종 결정) 이런 절차를 밟게 된다.


그래서 이번 주 나의 학교에도 여러 아이들이 실습에 나와있다.


지금은 아직 만 15세인, 반에서 가장 어린, 곧 만 16세가 되는, 덩치는 183cm, 75kg로 내 눈에는 참 커 보이는, 그러나 동생이랑 놀 때면 아직 덜 큰 것 같은, 그런데 이럴 때 보면 다 큰 것 같은, 이 아이가 병원 유니폼을 입고 일을 하고 있다.


이번에는 아들이 지난해 9월 말 바로 지원서 작성에, 합격 통보를 받은,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교정전문 치과이다. 그렇게 큰 덩치의 아이가 발을 구르며 두 손을 모으며 참 기대되고 설렌다고 표현했다.


월요일 아침 학교가 아닌, 치과로 출근을 하였고, 나는 오전에 일이 제대로 손에 잡히질 않았다.

점심시간 전화가 와서, 약 15분 동안 혼자 설명을 하며, 엄마 이거 해봤고, 이것도 해봤고~~~ 하는데, 나는 입가에 미소가 한없이 지어지며, 그렇게 들뜬 목소리에 무한 감동을 받았다.


화요일. 어김없이 점심시간에 전화가 와서, "엄마, 여기 너무 쿨 한 거 같아~~ 배울게 참 많고, 신기한 것도 많고, 의사들이랑 공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고, 메모도 잔뜩 했고, 계속 있고 싶어, 배우고 싶어"


아이의 이런 벅찬 감동의 전화에, 왜 나는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걸까...

실습 기간 하나에, 참 주책이라지만, 엄마로서 감동은 당연한 거 아닐까...라는 생각에, 나도 마음껏 실컷 잘하고 있다고 칭찬하고 행복해했다.


그리고 한국어로, 또다시 독일어로 이렇게 말해주었다.


"아주 이쁘고 반짝거리며 태양처럼 빛나게 될 너의 미래를 생각해! 그날을 위해, 지금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이 많은 순간들을 기억하며, 지금의 감정들도 차곡차곡 기억하며, 지금은 비록 눈에 보이지 않은 과정들 속에, 가끔은 답답하고 불투명해서 힘들겠지만, 반드시 그 결과가 저기 멀리 빛을 내며 기다리고 있을 테니, 배우고 싶은 만큼 실컷 배우고, 공부하고 싶은 만큼 마음껏 자유롭게 공부해. 또 쉴 때는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을 만큼 푹 쉬고 놀면서,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든 재미있게 행복하게 그 반짝이는 내일을 위해 살아가면 좋겠어. "


아이가 이렇게 대답했다.

"엄마 너무 고마워, 사랑해, 나는 엄마가 나의 엄마라서 행복해"


이 말이 나의 가슴을 녹였다.

만 15세 남자아이가 이런 표현이 가능하다는 걸...

평상시에도 참 다정하고 말과 표현을 잘하는 아이이지만,

그래도 새삼스레 감동을 받았다.


오늘은 다른 의미에서 잠이 안 온다.

그래도 이번 주는 아들 덕분에... 출근할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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