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홀로 한국행

by Traum

독일에서 20년 넘게 살면서,

가장 무서운 게 같은 한국 사람이라고.

그때 당시에 (지금은 모르겠으나) 서로 물고 뜯고 , 서로의 약점만 보고, 본인들이 가장 잘났다고 하며 싸움이 일어나는 곳은 한국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다.


우리는 그런 것을 정말 여러 차례 크고 작은 직•간접 경험을 했으며, 그 당시에는 누구나 겪는 것이었기에 모두가,

"아, 이제 내 차례인가" 생각을 했고, 놀랍지 않은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결혼 이후로 일부러 피했다.


또한 더군다나 독일에 가족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육아를 하면서 나는 단 한순간도 누구의 도움을 받아본 적이 없다.

애기들이 아플 때도 병원을 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접종을 제외하고는 진료라는 것을 받으러 가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뿐이 아니라, 단 한 번도 혼자 있어본 적이 없다.

나 혼자만의 시간은 당연히 없는 것이었고, 설사 있다 치더라도, 한국 시람은 되도록이면 안 만나야 아무 일이 없고, 쉬는 시간마저도 독일어로 말하고 듣는 건 지옥과 같았다.

나는 지칠 대로 지쳐있었고, 끝이 없는 긴 터널 안에 갇힌 느낌으로 버텨내야만 했다.

혼자 카페를 가본 적도, 친구를 만나러 나간 적도, 영화를 보러 간 적도, 수많은 짧고 긴 방학은 진정 24시간 풀로 함께한다.

이제는 잠만 혼자 잔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둘째와 잤다.


그런 내가 처음으로 한국을 혼자 가게 된다.

이런저런 중요한 일처리로 6월 중간의 2주 방학을 이용하여 짧지만 필수적인 여행 아닌 여행을 하게 된다.

2주 사이에, 나와 큰 아들의 생일이 있어서 정말 고민했지만, 가야만 하기에 간다. 아이들이 다 같이 가기엔, 방학이 짧기도 하고, 같이 다니면서 하기엔 너무 중요한 일들이다.

그래서 이런저런 고민을 혼자 하고 있었더니, 남편이 그런다.

" 당연히 혼자 가야지, 애들 걱정을 왜 해. 아무 걱정 말고 혼자 갔다 와. 애들 다 컸어. "

음... 정말 다 컸어....? ㅎㅎㅎ


정신없이 티켓팅에 정리에 계획에 많은 것들이 며칠 만에 해결되고 나니 이제야 다시 정신이 든다.

내가 혼자 한국에 간다고...!?


이상하다.

애들을 두고 혼자 갈 생각을 할 수가 있다니..


태어날 때부터 만난, 가족보다 더 친한 오빠네 가족에게 간다. 오빠는 내가 간다는 말을 듣자마자 나에게 너무도 힘이 되어주었다.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하지만 아이들이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엄마, 제발 제발 잠도 잘 자고, 맛있는 거 먹고, 엄마가 가고 싶은데도 다녀와. 독일어 듣지도 하지도 말고, 엄마가 좋아하는 사람들만 만나고 웃으며 지내다가 와. 우리는 알아서 잘 지내고 있을게. 걱정 마. "

아들들이...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

마음 한편이 쓰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겐 상황에 따른 필수적 도전이다.

처음으로 혼자 한국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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