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간 새벽 4시,
깊은 잠에서 깨고야 말았다.
창문 너머로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기울어진 창문 사이로 세차게 몰아치는 빗줄기,
하늘을 가르는 번개,
뒤이어 터져 나오는 천둥소리가 방 안을 흔들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거센소리 속에서
내 마음은 고요하고,
오히려 시원한 숨이 내 안 깊숙이 스며드는 듯하다.
걱정과 근심, 무겁게 눌러왔던 힘든 마음들이
빗물에 씻겨 내려가는 것만 같다.
천둥의 울림은 답답하게 막혀 있던 가슴을 열어젖히고, 번개의 강렬한 빛은 잊고 있던 용기를 일깨우는 듯하다. 세상은 요란한데, 내 속은 오히려 맑고 투명해진다.
유난히 오늘의 빗소리가 좋다.
이제는 제법 차갑게 스며드는 바람,
흙 내음 섞인 빗내음,
유리창을 때리는 쏟아지는 물방울들.
기울어진 창문에 얼굴을 맞대어본다.
지금 이 모든 소란이 내 마음의 먼지를 털어내고,
오래 쌓인 그늘을 씻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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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비를 맞지 않아도, 이 폭우 속에서 마치 새로 태어나는 기분을 느낀다. 천둥과 번개가 몰아치는 밤하늘 아래에서, 오히려 나는 환히 웃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