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세월을 가만히 떠올려보면, 후회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면 속상하고 나 스스로도 미워지고, 속상해져서 빠져나오기 힘든 감정이 소용돌이칠 때는 마치 그 깊은 터널 앞에서 또 들어가려고 하는 듯하다.
그럴 때면 '그때 다른 선택을 했었다면'이라는 절대 현실이 될 수 없는 헛된 상상을 하고, 그 다른 선택지에 대한 꿈같은 상상 속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뻔히 아는데도, 왜 그러는 것일까...
어떤 틀 안에 나를 가둬놓고, 그 안에서 나가고 싶다고 하는 음성을 나 스스로 듣고도, 못 들은 척하며, 틀에서 못 나간다고 불안에 떨며 후회하는 과거에 메여 있는 것이다.
그냥 나오면 되는데, 못 나온다고 생각하고 아무도 없고, 어떤 방해도 없는 그 틀에서 못 나오는 것이다.
너무 지쳐서 아무 힘이 없을 때는 내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모른다. 그 조차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그럴 때일수록 냉정해져야 한다. 그렇게 틀 안에 가둔 나에게 너무 미안함을 알아야 한다. 최대한 빨리 갇힌 틀 안에서 나와서 더 이상 지나간 나의 모든 것들에 의해 현재를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렇게 나와보면 밝은 하늘과 시원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
지나간 것은 분명 현재와 미래에 도움이 된다. 너무도 값진 경험이다. 그러나 그것이 현재를 지배하라는 것은 아니다.
어제까지 날카로운 세모로 살았다고, 오늘과 내일도 굳이 세모로 살 필요는 없다. 너무 날카로운 나머지 그 세모가 힘들었다면, 그것을 극복한 나에게 선물을 주자. "수고했어, 견뎌내느라" 그렇게 나를 위로해 주자.
그런 후에 모나지 않은 이쁜 동그마리로 살아가기 위해 새로운 삶을 계획해 보자. 그리고 그 모험엔 두려워말자, 힘든 세모를 겪어냈다는 것은, 그만큼 단단하게 성장했다는 것이니까. 그리고 그 동그라미의 시작을 즐겨보자!
이제는 나를 더 아껴주고, 나에게 즐거운 음악을 들려주고 이쁜 그림을 보여주고, 하루에 5분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한 잔 마시는 여유를 선물해주고 싶다.
힘든 세모를 살아내느라 고생했으니까, 이 정도 선물은 받아도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