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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jeong Mar 25. 2022

영화광인 아빠의 영화 선택 기준

그림일기


아빠는 영화보는 걸 좋아한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여느 아저씨들과 달리 아빠는 지금도 주말이면 하루 종일 영화를 보시곤 한다.

어릴 적 주말이 되면 아빠와 비디오 대여점을 꼭 들렸다. 

평일엔 야근이 일상이고 일주일에 일요일 하루 쉬던 직장인인 아빠에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은

주말 하루뿐이라 항상 심혈을 기울여서 영화를 선택하셨던 것 같다. 

심지어 내가 보고 싶은 영화와 경쟁하면서까지 그 기회를 쟁취해냈고 양보한 적이 없다.

(그럼 난 울면서 집까지 뛰어갔다.)


아빠는 기억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본인 생일도 자기 가방도 심지어 지갑도 잘 잊고 잘 놓고 다닌다.

하지만 영화 속의 배우들은 기가 막히게 잘 기억했다. 특히 조 페시, 존 말코비치, 베니시오 델 토로와 같이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배우들도 잘 찾아내신다.  


나도 영화 보는 걸 좋아한다. 친구들은 내가 영화감독과 배우의 이름을 잘 외우고 그들의 필모그래피를 줄줄 읊는 나를 보면 신기해한다. 그건 엄연히 조기교육의 결과일 것이다. 아빠와 나는 지금도 영화를 볼 때면 서로 저 배우가 어느 영화에 나왔었는지 알아맞히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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