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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jeong Sep 30. 2022

두둥탁! 바선생의 등장

그림일기

바선생과 동거중


얼마 전 바선생의 화장실 출몰 시간을 알게 되었다.

그분은 새벽 4시 즈음에 화장실 문을 열면 만날 수 있다. 그렇게 3번 정도 마주쳤다. 

이 동거의 시작은 언제부터였을까. 몰랐을 시간을 생각하니 잠깐 정신이 혼미해졌다. 


짜릿한 동거 생활이다.

집 안 어딜 가도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는다. 혹시 몰라 안 신던 슬리퍼까지 신고 다닌다. 

나와 함께 동거하는 바선생 그 분은... 정말 거대한 크기였다.

크기로 짐작 건데 밖에서 온 것 같은데 다시 자연의 품이 그리워져서 자발적으로 이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모든 관계가 아름답게 깨어질 순 없는 거다. 

인터넷에 퇴치 방법을 검색하고 눈을 흐리게 뜬 채로 알아보고는 있지만. 

그 거대한 덩치를 생각하면 배를 뒤집고 생명을 달리한 모습을 정말 보고 싶지 않다. 

그가 평화롭게 떠나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동안은 자정부터 아침까지 화장실 출입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안전이별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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