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런던 여행 꿀팁
런던 지하철 문에 끼이지 마시오.
그것도 밝은 색 옷을 입었다면 절대.
런던 지하철 킹스 크로스 역의 9와 3/4 승강장 벽에 온 몸을 향해 달려가도 호그와트행 열차를 못 만나듯이 런던 지하철 문에 낀다고 호그스미드나 다이애건 앨리에 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나는 몸이 마음의 속도를 못 따라가서 여기저기 잘 끼이고 부딪힌다.
다행히 지하철 문 끼임으로 큰 사고가 있진 않았지만 1년에 한 번씩 제대로 지하철 문에 끼곤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런던 지하철 문에 끼었던 것이다.
지하철 문이 닫히기 전 후다닥 탔는데 이때도 몸 절반이 정확하게 끼어서 오도 가도 못하게 멈춰 있었다.
한국 지하철 문보다 힘이 세진 않아서 아프진 않았지만...
그 정적.
지하철 안에 있는 사람도 밖에 있는 사람도 나를 바라보던 그때는 역시나 쪽팔렸다.
문이 다시 열리고 스리슬쩍 탑승한 뒤로 쪽팔림을 무릅쓰기 위해 오히려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창밖 구경을 하며 완벽하게 모면! 했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거울을 보니 얼굴과 옷에 줄무늬가 생긴 후였다.
지하철 문과 닿았던 얼굴과 옷에 검댕이가 묻어 의도치 않은 줄무늬를 얻은 것이다.
얼룩말이 되고 싶지 않다면 런던 지하철 문에는 끼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뭐랄까, 꿀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