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같다.
지나가는 한 해가 꼭, 한번 스치면 사라지는 바람 같다.
그렇게 힘들고 속상했던 일도 거대한 구름 그림자가 만든 찰나의 어둠이었고
중력이 사라진 듯 기뻤던 일도 볼을 살짝 간지럽히는 햇빛이었다.
올해도 한 해가 지나간다.
2022년의 마지막 길모퉁이에서 솜사탕을 물에 씻어 먹다 잃어버린 너구리처럼 올해를 바라본다.
내년엔 어떤 바람이 어느 쪽에서 불어올지 알 수 없지만
들판에 누워 하늘을 구경하는 것처럼 맘껏 즐겼으면 좋겠다.
올해의 바람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