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너무 더워서 선풍기 그리고 있었는데
(선풍기 그린다고 시원해지는 건 아니지만 하여튼.)
선풍기 펄럭펄럭 여름 오후 뜨끈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공기가 달라졌다.
올여름 유독 축축한 습기가 등바닥을 비비고 여름 내내 누워있더니 하루아침에 떠났다.
여름 습기 그 녀석 질척거리고 축축하게 뒹굴뒹굴할 땐 언제고 때가 되니 증발하듯 사라진 이 단호함!
증발력이 알코올급이다.
계절의 실행력과 결단력에 다시 한번 놀랐다. 닮고 싶다.
그렇게 습기 없이 타오르는 해가 있는 가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