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인공지능과 산업구조의 변화 5장 산업별 적용 사례
“AI가 쇼핑을 대신해 준다.”
몇 년 전만 해도 공상영화처럼 들리던 말이, 이제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산업 전반에 침투하고 있지만, 특히 유통과 서비스 업계에서의 변화는 우리의 일상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다.
아마존: 칩부터 쇼핑 경험까지 통합하는 AI 제국
아마존은 단순한 온라인 서점 및 유통회사가 아니라, 이제는 AI 칩을 직접 설계하는 기업이 되었다.
아마존 웹서비스 AWS를 운영하는 아마존은 엔비디아 인공지능 가속기 GPU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트레이니엄 Trainium과 인퍼렌 시아 Inferentia라는 자체 AI 칩을 개발했다. 이 칩들은 추론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며, 쇼핑 서비스에 곧바로 적용된다.
덕분에 아마존의 AI 쇼핑 어시스턴트 루퍼스 Rufus는 고객이 던지는 질문에 실제 점원처럼 친절하게 설명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아마존 앱을 실행하면, 루퍼스 Rufus라는 어시스턴트를 활용하여, 실제 점원에게 대화한 것처럼 편리하게 쇼핑에 관련된 모든 정보 및 도움을 마치 현장에 점원에게 받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
또한 생성형 인공지능 루퍼스 Rufus는 아마존 매장에 대한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고, 고객 취향을 잘 알기 때문에 오히려 실제 점원 보다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커피머신은 청소가 쉽나요?”
“비슷한 대안은 어떤 게 있나요?”
루퍼스 Rufus는 방대한 상품 데이터와 고객 리뷰를 종합해 답을 내놓고, 소비자는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고 구매를 앞당긴다. 아마존은 칩·클라우드·쇼핑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AI-네이티브 유통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월마트: 생성형 AI와 자체 데이터의 결합
반면, 월마트는 아마존처럼 칩을 직접 만들지는 않는다. 대신 외부 LLM(ChatGPT 계열)을 활용하면서, 자사의 방대한 상품·물류·매장 데이터를 결합한다.
월마트 직원들은 사내 AI 비서 마이 어시스턴트 My Assistant를 활용해 문서 초안, 상품 설명, 보고서를 손쉽게 작성한다. 물류 현장에서는 AI가 날씨·지역 이벤트·소비 패턴까지 분석해 수요를 예측하고, 경로 최적화 시스템과 연결해 재고와 배송 효율을 극대화한다.
즉, 아마존이 AI 경험 중심이라면, 월마트는 업무 자동화와 운영 효율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쇼피파이: 소상공인에게 온라인 기회를
쇼피파이 Shopify는 조금 다른 길을 간다.
캐나다에서 시작한 이 기업은 자체적으로 물건을 팔지 않는다. 대신 소상공인, 자영업자, 브랜드가 자신만의 온라인 상점을 열 수 있도록 플랫폼과 도구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금융 서비스다.
- Shopify Payments(결제), Shopify Capital(대출), Shopify Balance(기업용 계좌)
이 시스템 덕분에 은행 문턱이 높은 소상공인도 자금 조달과 온라인 판매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최근에는 쇼피파이 사이드킥 Shopify Sidekick이라는 AI 코파일럿을 도입해, 매출 분석, 프로모션 기획, 상품 등록을 AI가 보조해 준다.
쿠팡이 “물류 기업”이라면, 쇼피파이 Shopify는 “소상공인 금융·운영 플랫폼”에 더 가까운 성격을 지니고 있다.
미래: 에이전트 커머스와 라스트마일 혁신
다가오는 미래는 대화형에서 행동형으로 전환되는 시기다.
지금은 고객이 질문을 하면 AI가 답해주는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AI가 직접 행동하게 된다.
그것을 직접 하는 것이 AI 에이전트이고 또 외부와 자동 연결하게 하는 MCP(Model Context Protocol) 기능등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에이전트 커머스: 고객이 “10월 제주 여행 준비해 줘”라고 말하면, AI가 예산과 재고를 고려해 항공권, 숙소, 장비, 식사까지 자동으로 예약·구매하는 단계.
• AI 자동 결제: 마스터카드·비자는 이미 “에이전트가 직접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 중이다.
• 라스트마일 배송: 미국·유럽·중국에서는 이미 드론과 자율주행 로봇이 도시 곳곳을 누비고 있다.
한국은 아파트 밀집 구조 때문에 제한적이지만, 섬·산간 지역이나 단지 내 거점형 무인 스테이션에서부터 실험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의 삶 속으로 스며드는 변화
이 모든 변화는 거대 기업의 실험처럼 보이지만, 사실 일반인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변화이기도 하다.
• 온라인 쇼핑은 더 이상 검색과 클릭의 반복이 아니라, 대화와 추천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 상품을 고르는 데 드는 시간은 줄고, 대신 경험과 소비의 질이 강조된다.
• 소상공인조차도 AI 코파일럿을 통해 브랜드를 운영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AI 시대의 유통, 거대한 전환의 길목에서
유통은 산업 중에서도 가장 사람과 가까운 영역이다.
아마존의 칩 전략, 월마트의 데이터 효율화, 쇼피파이의 소상공인 지원은 모두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향하는 곳은 같다.
AI가 모든 쇼핑 여정에 녹아드는 세상.
이제는 상품을 검색하는 대신 AI와 대화하고, 결제도 자동화되며, 드론이나 로봇이 문 앞까지 가져다주는 시대가 열린다.
그리고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우리 일상의 소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