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된 헬린이
헬스를 시작한 지 6개월이 되었다. 최근에 인바디 측정을 하지 않아 근육량이 얼마나 늘었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거울로 봤을 때 분명히 몸이 커졌고 순간적인 힘과 하루에 할 수 있는 운동량도 크게 늘었다. 처음 3대 운동(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 스쿼트)을 합하면 약 250kg 정도였는데, 이제는 정자세로 370kg를 들어 올릴 수 있다. (벤치프레스 90kg, 데드리프트 140kg, 스쿼트 140kg) 오늘 재 본 몸무게는 92.6kg이다.
이제 반년 차 헬린이로서 느낀 점을 공유해보려 한다. 다만, 운동 자세나 횟수 등 구체적 방법론은 다루지 않을 생각이다. 유튜브에는 이미 훌륭한 바디빌더들이 자신의 노하우를 무료로 많이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그동안 운동하며 얻은 통찰을 나누고자 한다.
현대인들은 스마트폰과 PC 같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면서 골반에서 시작해 허리, 등, 어깨, 목까지 계속해서 부담을 주며 살아간다. 게다가 그 시간이 꽤 길다. 어깨가 결리고 목이 뻣뻣해지면 단순 "피곤하네" 정도로 생각하며, 침대에 몸을 맡기기 바쁘다. 하지만 잠만 잔다고 해결된다면, 사실은 젊음으로 겨우 버티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노화가 점차 진행되면서, 어느 순간에 회복이 되지 않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만성 질환이 생기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당연히 골절 등 자가 회복이 어려운 부상은 병원 치료가 우선이다. 그러나 부상 후에도 '재활운동'이 반드시 따라와야 한다. 치료만 받고 몸이 약해진 상태로 돌아가 이전과 똑같은 생활을 반복하면 다시 안 좋아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헬스의 목적은 몸을 만드는(Body Building) 것이다. 이를 조금 넓게 해석하면 결국 "몸을 돌보는 일"이다. 몸에 약한 부위가 있다면, 운동으로 해당 부위 주변의 근육과 관절을 강화해 보완할 수 있다. 하루가 늘 피곤하거나 살이 쪄 있다면 유산소 운동을 곁들여 체력과 체중을 관리할 수 있다. 이를 정원을 가꾸는 일에 비유해보자. 풍성함을 원하면 새 식물을 심어 돌보고, 불필요한 잡초(과도한 살)는 뽑는다. 튼튼한 나무(근육)는 가지치기로 모양을 다듬고, 좋은 흙(음식)을 공급해 건강하게 자라도록 한다. 헬스에서도 운동뿐 아니라 식단도 굉장히 중요하다.
헬스는 코어를 탄탄하게 만들고, 원하는 부위를 집중 단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운동 종목과는 확실히 구분되는 장점이 있다. 코어가 강화되면 일상생활의 대부분 동작이 안정되며, 부상을 예방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식단 관리, 즉 다이어트를 병행하면서 음식을 분별하고 절제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 이렇게 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다른 종목의 운동은 특정 팔이나 다리에 집중해 자세 불균형과 부상을 야기하기 쉬운데, 헬스를 보완 운동으로 활용하면 이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헬스는 결국 자신과의 경쟁이다. 남들보다 낮은 중량을 든다고 부끄러워할 필요는 전혀 없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제압할 수 있는 무게로 꾸준히 훈련하며, 마라톤처럼 길게 보고 어제의 나보다 나아지려 애쓰는 태도이다. 고수들의 운동을 볼 때면 '높은 무게'보다는 '안정적인 운동 수행'을 눈여겨 보는 것이 좋다. 자세, 횟수, 세트, 쉬는 시간 등 자신만의 노하우를 배워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리하지 않고 올바른 자세로 긴 시간을 보내왔기에 그들은 고수가 되었다. 헬스는 평생을 두고 꾸준히 해야 하는 운동이므로, 부상 없이 오래 이어갈 수 있는 습관을 갖는 것이 핵심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밀기'와 '당기기'가 어찌보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팔굽혀펴기는 엎드린 자세에서 지면을 미는 운동이고, 턱걸이는 봉을 당기는 운동이다. 마찬가지로 스쿼트는 지면을 미는 운동, 레그컬은 다리 뒤쪽 근육으로 당기는 운동이다. 어려울 게 없다는 말이다. 회원권도 타 운동에 비해 저렴한 편이니, 시작만 하면 된다!
처음에는 머신을 활용해 특정 부위를 안정적으로 자극해도 좋고, 프리웨이트를 바로 시도해봐도 좋다. 프리웨이트는 중심을 스스로 잡아야 하므로 부상 예방을 위해 무게를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게 낫다. 성인이라면 10kg짜리 빈 봉 정도는 다룰 수 있다. 계단을 오를 수 있는가? 그렇다면, 빈 봉을 메고 제자리 스쿼트는 충분히 가능하다. 나는 저중량·고반복(12회 이상)으로 시작해서 "이제 조금 더 들어도 괜찮겠다" 싶을 때 중량을 서서히 올렸다. 지금은 나만의 루틴이 저절로 생겼다.
PT를 받아 운동을 시작하면 투자 비용이 들다. 그렇지만, 올바른 자세를 배우고 부상 위험을 낮추면서 효율적으로 근육을 키울 수 있다. 유튜브 영상은 물론 훌륭하다. 하지만, 보는 것만으로 내 자세가 잘못됐는지 스스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트레이너가 내 몸에 맞춰 즉각적으로 교정해주고, 또 내가 생각했던 한계 이상으로 도전하도록 도와준다. "이건 불가능해"라는 고정관념이 생각보다 크게 스스로를 가둬두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물론 정말 힘들긴 하지만, 성취감도 그만큼 크다.
개발자로 일하면서 느낀 건데,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개발'이나 '코딩'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으면 삶이 편리해진다고 생각했다. 문제를 해결할 때, 이를 컴퓨터로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지 고민할 줄 안다는 게 꽤 유용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교과서에서도 '코딩'을 다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학교에서도 '필수 교양'으로 코딩을 가르치고 있을 수도 있겠다.
운동 역시 현대인에게 '필수 교양'에 가깝다고 본다. 병원에 갈 상황인지, 운동을 통해 개선할 수 있는 상황인지를 스스로 구분할 줄 알고, 왜 몸이 아픈지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단순히 미용 목적으로만 생각한다면 너무 편협한 시각일 수 있다. 참고로 필자는 개발자 동료들에게 "개발자에게 데드리프트는 필수이다!!!"라고 말하고 다녔다. 오래 앉아 있고, 마우스와 키보드를 쓰며 한쪽으로 치우친 자세로 일하기 쉬운 직업 특성상, 데드리프트가 자세 교정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헬스가 재미없다면, 자세 교정을 위한 필라테스나 더 활동적인 크로스핏도 추천한다.
글이 다소 헬스 권유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운동'에 대해 여러분이 충분히 고민하기를 바랬다. 운동에 대해 자신만의 철학을 갖는 것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조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어깨가 뻐근한 상태로 행복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많이 자도 여전히 피곤한데, 어떻게 기분이 좋을 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