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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입니까?

왜 그 일을 선택했는가?

by 희원다움

'세 명의 미용실 원장님께 물었다.

“당신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입니까?”


1번 원장님은 말했다.

“저는 동네 미용실 원장입니다.”


2번 원장님은 말했다.

“저는 머리 만지는 사람입니다.”


3번 원장님은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손님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제안하고 만들어주는 헤어 아티스트입니다.”

같은 일을 하지만, 자신의 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태도로 일하고 있느냐에 따라 대답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 당신이라면, 세 명의 원장님 중 누구에게 소중한 머리카락을 맡기겠는가?


“당신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입니까?”


사회에서 말하는 직업으로 보면 나는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이자 진로코치(강사)다. 하지만 내가 정의 내린 나는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주도적으로 선택하도록 돕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간호사로서 누군가의 몸을 돌보고 진로코치로서 상대방의 삶의 방향을 함께 찾는 일은, 결국 자기 안의 힘을 키워 스스로 회복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일이라는 점에서 닿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진로를 고민하고 선택할 때 일의 본질 중 하나인 ‘타인에게 도움을 준다.’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나 자신’에만 초점을 맞춰 생각한다.


나는 뭘 좋아하지?

나는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지?

내 적성은 뭘까?

나는 어떤 일을 잘할까?


물론 자신을 아는 일은 진로 선택의 출발이다. 하지만 ‘나’를 중심에 두고 선택한 일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그 일을 통해 내가 누구에게 보탬이 될 수 있을지도 함께 생각해 본다면, 비로소 자신에게 진짜 의미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얼마 전 다시 읽은 <육일약국 갑시다>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자신만을 위해 아등바등하는 삶은 숨이 가쁘게 마련이다. 그러나 조금씩이라도 남을 위하고 배려하다 보면 오히려 여유가 생긴다. 더불어 뿌듯한 보람과 사명감에 더욱 열심히 일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나의 일이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 연결 속에서 어떤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지 스스로 정의 내려보면 좋겠다. 그 순간, 자신이 하는 일의 진짜 의미가 조금은 선명해질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직업(職業)’의 뜻을 살펴보면 직(職)은 '맡은 바 일', 업(業)은 '짓는 일'을 의미한다. 즉, 직업이란 단순히 생계를 위한 일이 아니라 내가 세상 속에서 맡은 역할과 역할을 통해 짓는 행위의 총합을 뜻한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업(業)’은 불교에서의 ‘업(karma)’과도 맞닿아 있다. 불교에서 업은 우리가 몸과 말, 그리고 마음으로 짓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말하는 ‘직업’과 불교에서 말하는 ‘업’은 짓는 행위를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닮았다.


‘직업’과 ‘업’은 결국, 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행위를 반복하며 살아가는가를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일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삶의 태도와 흔적을 남기는 일이다.


진로는 나를 위한 선택에서 시작해 세상을 향한 기여로 깊어져 간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조금씩, 자신만의 업(業)을 완성해 간다.


당신이 하는 일은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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