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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Feb 08. 2023

간호사가 보는 내 일의 재미 지수

45점 만점에 반타작은 면했네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자긍심이 있고 감사하다. 몇 번의 이직을 통해 더 이상 업에 대해 방황하지 않고 간호사로서의 전문성을 높여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고개가 갸우뚱하고 목을 길게 빼  다른 곳을 기웃거릴 때도 있다.


'내 길이 맞나? 왜 또 이런 생각이 들까?'라는 물음표가 생겨 커리어에 대해 정리해 보는 기회를 갖고 싶었다.


나는 간절히 원하는 게 있을 때는 그것을 얻기 위해 투자'돈'을 쓴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강의료를 결제하고 습관을 만들고 싶을 때도 커뮤니티에 돈을 지불한다. 돈을 쓰면 아까워서 뭐든 하게 되는 내 성향을 이용한 것이다.


이번에는 '커리어 질문글쓰기'라는 리추얼에 참여했다. 매일 나의 커리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이 주어지면 그 질문에 답하며 일을 되돌아보게 된다.


늘은 나의 일에 대한 재미 지수를 알아보는 날이다. 체크리스트 항목에 대한 점수를 매기고 특별히 높게 주거나 짜게 준 항목에 대해 그 이유를 씨보란다.

나는 이 일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충족시키며, 내 커리어와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스트레스를 버틸 수 있다에 최고점을 주었다.


어릴 적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들이 나오는 드라마 '종합병원'을 보고 막연히 의사를 동경했다. 성적, 성격, 적성, 흥미도 고려하지 않고 내 목표는 연대 의대였다. 이 꿈이 와르르 무너진 건 고등학교 1학년, 내 성적도 모자랐지만 어린 마음에 비수를 꽂았던 고모의 한마디였다.


'니 주제에 무슨 의대야? 간호대면 모를까'

그때 나는 절대 간호사도 되지 않겠다 다짐했었다. 하지만 돌고 돌아 관심분야, 성격, 경제력, 발전성을 고려해 나에게 가성비가 가장 좋은 직업은 간호사라는 생각을 했다.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 간호중재와 약물의 기전을 배우는 것은 그 어떤 게임이나 놀이보다 재밌었다. 공부한 것을 환자들에게 적용하고 도움이 되었을 때는 짜릿하기까지 했다. 내가 많이 알수록 환자의 회복에, 의사의 진단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나를 계속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고 새로움을 발견하는가?, 내가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가? 다음 과정이 기다려지는 일 인가?'는 최하점을 주었다.


병원에서 간호사는 의사의 오더 없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어 있고 우리나라는 특히 간호사간 서열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나 주도적으로 일을 기획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아침에 나를 출근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주도적인 삶을 만들어가려는 나의 의지에서 비롯되니 이 부분에서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물음표이다.


'주도성'

시스템 안에 있다면 발휘하기 힘든 항목이다. 특히 서열이 너무나 분명한 조직 안에 있다면(나는 병원도 모자라 군 병원에서 근무한다)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 중 첫째는 주도적인 성격이라고 했다. 대분분의 사람은 환경에 지배를 받는다. 하지만 주도적인 사람은 환경을 탓하는 게 아니라 이 환경을 기회로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나는 지금의 환경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군대의 병원시스템을 어떤 기회로 활용해 볼까?'이 물음표들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당장 떠오르지 않지만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지나가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병원에서, 간호사로서 주도적으로 일하는 환경을 만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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