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우리는 작심삼일로 끝날지언정 새해맞이 계획을 세운다. 대한민국 성인 10명 중 9명은 새해계획을 세우지만 그중 계획을 꾸준히 지키는 사람은 30%도 채 안된다는 신문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나는 새해계획을 따로 세우지 않는다. 이루고 싶은 일들은 그때그때 생활 속 루틴으로 만들어 행하고 있어 특별히 새해라고 더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3년 이상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루틴은 다음과 같다. 일어나서 바로 이를 닦고 물 한 컵 마시기, 아침운동, 운동 후 먹는 영양제, 점심시간 활용, 간헐적 단식, 퇴근 후 공부, 주기적으로 업로드하는 SNS 등이다.
평일은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루틴으로 돌아가고 주말은 운동과 영양제를 챙기는 것 외에 따로 제약을 두지는 않는다. 물론 평일도 급작스러운 이벤트가 생기거나 감정의 변화가 있으면 유동적으로 조절되기도 한다.
이렇게 생활화된 루틴은, 때가 되면 밥 먹는 것처럼 무의식 중에 행하게 된다. 의지와 결의를 다지며 주기적으로 동기부여를 시켜야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꾸준히 무엇을 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아침마다 운동하는 것에 자극받아 출근 전 홈트를 하겠다 다짐했던 남자친구도, 퇴근 후 시간을 내어 영어를 공부하겠다던 동생도 하루 이틀 하더니 흐지부지됐다.
언제 그런 다짐을 했었냐는 듯 아침엔 허둥지둥 출근하기 바쁘고, 퇴근 후에는친구들을 만나거나 여가시간을 보내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책에 보면 나쁜 습관은 반복하지만 좋은 습관을 며칠 이상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습관을 변화시키려 하는데 이러한 목표중심의 사고방식은 '요요현상'을 일으킨다. 마치 목표체중만큼 감량 후 이전보다 더 몸무게가 증가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습관을 만드는 목적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목표를 성취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개선하고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 전념해 꾸준히 성장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습관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결과가 아니라 되고 싶은 사람, 즉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해야 한다.
정체성을 뜻하는 identity는 '실재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essentitas'와 '반복적으로'를 뜻하는 'identidem'에서 파생된 '반복된 실재'라는 말이다. 즉, 정체성은 반복되는 습관으로 만들어지며 그 행위와 연관된 정체성은 강화된다.
따라서 습관은 단순히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는' 것이며 습관을 세운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다. 한번 특별한 경험 했다고 정체성이 형성되지 않는다. 반복되는 행위를 통해 증거가 쌓이고 자아상이 변화하기 시작하는, 점진적인 진화가 일어난다.
SNS에 글을 쓰는 나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하지만브런치에 처음 글을 올렸을 때, 내가 브런치 작가라고 이야기하지 못했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주기적으로 글을 쓰고 발행한 경험들이 쌓여 나는 브런치 작가라는 정체성이 형성되었고 지금은 브런치에 글을 쓰는 작가라고 소개한다.
변화하고 싶다면 이렇게 해보길 바란다.
1.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결정한다 2. 작은 성공들을 통해 스스로에게 증명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를 얻고 싶은지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5kg를 감량'하고 싶다면 이 결과를 얻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아마도 운동을 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갈 것이고 정크푸드 보다 야채와 과일이 많은 식단을 유지하는 건강한 사람일 것이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이해한다면 그와 관련된 정체성을 강화하는 작은 단계를 만들어 성공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경험들을 통해 스스로를 확신할 수 있게 되고 나의 정체성이 확립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