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SNS) 4년 차, 간헐적 단식 15년 차, 아침 운동 3년 차, 자기 계발 N연차...
어린 시절, 성공에 대한 인사이트도 없었지만, 시험에서는 100점을 맞고 학급 반장을 해야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딸이 되는 거라 생각했었다. 그래서 유일하게 기억되는 학창 시절 한 컷은, 수업시간이 끝나자마자 거짓말처럼 반 친구들이 모두 엎어져 자고 있는데 그 시이에 나만 혼자 꼿꼿이 고개를 들고 문제집을 풀었던 모습이다. '독한 년, 엉덩이에 종기 나겠다'라는 친구들의 말에도 그냥 그렇게 문제집을 풀었다.
그리고 정확하게 알았다. '나는 아이큐가 높지 않다는 것을, 아니면 정말 지독히 운이 없는 팔자를 가졌거나' 둘 중 하나는 분명했다. 그렇다고 인생을 비관하거나 부정하지는 않았다. '머리가 안 좋으면 남보다 꾸준히 노력하면되겠지'라고 생각했고 계속 그렇게 살고 있다.
그런데 후회되는 한 가지가 있다. 뭐든 꾸준히 노력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꾸준히 '학교 공부만' 했다는 것이 정말 기가 막히는 노릇이다.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여행도 다녀보고 클럽에 가서 춤도 춰보고 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뭘 하고 싶은지 '나에 대해 꾸준히 알아보고 실험했더라면, 솔직히 이 꾸준함으로 '뭐든 한가닥 했을 것 같은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한가닥'... 은 그만큼 뭔가 꾸준히 해왔다로 이해해 주길)
35살이 넘어부 터는 학교에서 하던 공부 말고 '내가 뭘 좋아할까?' 하는 질문에 답을 찾으려 꾸준히 무언가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꾸준히'란 '절대로 빼먹지 않는 루틴'을 뜻하지 않는다
2020년부터 출근 전 하는 아침운동은 아프거나 여행 갔을 땐 거르기도 한다. 오늘은 못했지만 내일 아침에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며칠 쉬었다고 때려치우지 않는다.
2019년 12월에 시작한 유튜브는 처음엔 신기하고 재밌어서 1일 1 영상을 만들었지만 점차 2번/주→ 1번/주→ 1번/2주마다 업로드한다. 채널이 성장하면서 내가 올리고 싶은 것만 올리던 1일 1 업로드는 못하지만 여전히 영상을 만드는 것이 재밌고 보람되기에, 지속하는 루틴이다.
나는 점심을 먹지 않는 간헐적 단식러이므로 점심시간엔 점심 루틴이 있다. 필요한 강의를 듣거나, 공부를 하기도 하고, 독서를 하거나 글을 쓴다. 딱 한 가지를 정해놓고 '무조건 그 시간엔 그일'을 하는 게 아니라 내가 관심 있는 것, 좋아해 보고 싶은 것들을 이것저것 해보는 실험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뭘 좋아하는지 몰라 마음이 끌리는 것부터 꾸준히 시도해 보니 수년간 계속 이어지는 활동이 있고 몇 개월도 안 돼서 관둬버린 일들도 생겼다. 내가 관둬버린 것은 내가 잘하거나 좋아하는 게 아니구나. 그렇다면 몇 년 동안 꾸준히 하게 되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거겠지!
시작했다 관두면 끈기가 없는 게 아니라 내가 관심이 없는 거다. 좋아하는 일이라면, 관뒀더라도 다시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마음이 생기면? 그때부터 또 시작하면 된다.
좋아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면 실험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자. 하루 8시간은 회사를 위해 일하니, 1시간, 아니 30분쯤은 '나를 찾는 실험시간'정도로 이름 붙이고 루틴으로 세팅한다. 그때만큼은 온전히 나에게 집중해야 하므로 핸드폰은 잠시 꺼두고, '한번 해볼까?'하고 마음을 두드렸던 일들을 가볍게 시작한다.
포인트는 이것저것 망설이지 말고 바로 시작하는 것이다. 관둘 수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힘 빼고 돈들이지 말고. 하다 중간에 하기 싫으면 쉬어간다. 대신 정해놓은 그 시간을 없애거나 딴짓을 하지는 말자. 하기 싫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거나 내 마음에 들어온 다른 것을 탐색하는 시간으로, 여전히 나를 위해 사용한다.
나 역시 루틴을 만들어 수년 동안 재밌게 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시작했다 관둬버린 것이 더 많다. '노래 배우기, 아이패드 드로잉, 액세서리 만들기' 등은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몇 달 해보다 영 내키지 않아 그만두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시간엔 나를 위한 실험을 꾸준히 하고 있다. 최근 발견한 것은 내가 브런치에 글 쓰는 걸 상당히 좋아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