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God)’과 ‘생(生)’을 조합한 신조어로 개인에게 집중하고 목표지향적인 루틴을 세우는 것을 표현하는 말이다.
코로나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커진 가운데 이전의 일상을 회복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갓생 살기'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여러 매체에서 '갓생'이 언급되고 있으며 MZ들에게 '갓생 살기'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이들은 미라클모닝 후 인증하기, 주 3회 필라테스하기 등 하루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꾸준하게 실천한다.
자신에게 집중해 목표지향적인 루틴을 세우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지만강박적으로 목표 달성에 매달리거나 완벽주의로 변질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SNS에 인증하기 위해 자신의 일상을 꾸미거나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그렇게까지 하면서 갓생을 살아야 하나, 뭘 위한 갓생인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의 2~30대를 돌아보면 처음 들어간 직장의 실패를 기점으로 루틴을 만들어 지키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일에서의 흥미= zero, 일에서 의미를 못찾으니 사는 것마저 무의미했다. 의미를 찾기 위해 퇴사를 결정했고 의미있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만들었다. 루틴을 반복하며 목표를 달성하는 '갓생 살기', 어떻게 재대로 할 수 있을까?
갓생 살기를 시작하기 전, 묻고 싶다. '왜 갓생을 살아야 하는가?'
남들이 열심히 사니까? 나만 뒤처질까 봐? 뭘 어떻게 해야 갓생이지? 남들처럼 일찍 일어나 헬스 할까? 아님 수영?
'트렌드니까, 안 하면 나만 뒤처져 불안하니까'라고 생각하면애당초 시작 하지도 말자. 내가 지켜내고 싶은 것이나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도 없이 남이 하니까 따라 한다면 머지않아 포기하게 될 것이고,포기하면 자괴감에 빠질 수 있다. 과거의 내가 그랬던 것처럼.
누구나 한 번쯤 '미모'라고도 불리는 미라클 모닝을 시도해 봤거나 '해볼까?'고민정도는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역시 미모를 위해 새벽 5시부터 일어나 설쳤던 적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하기 싫은 것을 딱 한 가지만 고르라면 일찍 일어나는 것을 선택할 정도로, 나는 새벽같이 서두르는 것을 싫어한다. 같은 시간을 자도 일찍 일어나면 하루종일 잠이 쏟아져 어떤 일에도 집중을 할 수가 없다. '남들은 잘만 하는데 내 의지력이 문제인가?' 하며 죄책감에 사로잡혀있을 때, 2017년 노벨상에 대한 신문기사를 읽었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작에서 인간의 생체시계는 고유 생물학적 특성을 타고난다는 생체시계의 원리가 밝혀졌다.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자신만의 고유한 생체시계를 가지고 있다면,'미라클 모닝은 단순히 내가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닐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으르지 않은 내가 게으름의 표증인 아침잠이 많다면, 나의 생체리듬은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보다 늦게 맞춰졌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 않을까?
'누구나 자신만의 고유한 생체리듬이 있구나! 누군가에게 아침이 있다면 나에겐 집중 잘되는 저녁이 있다.'
그렇게 퇴근 후 저녁시간에 갓생 살기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나의 생체리듬에 맞는 저녁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탈없이 갓생을 살아가는 중이다.
우리가 갓생을 사는 이유는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나의 고유한 특성에 맞는 생활 패턴으로 나를 지키며 단단하게 살아가기 위함이어야 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만의 기준'을 정하고 타인의 삶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갓생 브이로그를 보고 자극받는 건 좋지만 그들처럼 억지로 미라클 모닝, 이브닝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다운 생활패턴으로 활동에너지를 관리해 나의 몸과 마음을 지키기 위해 갓생을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갓생 제대로 살기 위한 4가지 방법을 이야기해 보겠다.
1. 갓생을 살려면 에너지가 있어야 하고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컨디션이 좋아한다. 몸 어디 한 군데라도 불편한 구석이 없다면 컨디션이 좋은 편이다. 예를 들어 사소하게 감기라도 걸려버리면 내 몸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기를 바란다. 이때는 뭘 해도 효율성이 떨어지게 된다.
인간의 가장 기본욕구, 푹 자고, 잘 먹고, 먹은 거는 잘 배설해 주면 컨디션은 좋아질 수밖에 없다. 잘 먹는다=가장 영양가가 풍부한 제철음식을 꼭꼭 씹어 천천히 먹는다. 잘 잔다=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을 생활습관으로 만들면 밤에 숙면할 수 있다. 꼭 헬스장을 끊지 않아도 매일 하는 일과에 몸을 자주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나는 승무원일 때 기내에 콜벨이 울리면 일부러 내가 받으러 가곤 했다. 기내를 왔다 갔다 하며 부지런히 움직이다 보면 다른 나라에 가서,시차가 발생해도 푹 잘 수 있다. 안 그러면 승무원도 식사 서비스 후 이것저것 먹고 앉아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군살이 붙고 불편해진다.
만약 사무직이라면? 근무시간엔 움직일 일이 없으니, 퇴근할 때 한두 정거장만 일찍 내려 걷고 점심 먹고 들어갈 때는 일부러 에둘러 돌아서 멀리 가본다. 또는 일하는 시간을 활용해 활동량을 늘릴 수도 있다. 나는 자차로 출퇴근하고 있어 최대한 근무시간에 에 몸을 많이 움직이는 습관이 있다.
동료에게 전화로 전달해도 되는 일을 일부러 그 방까지 걸어가고, 타 부서에 환자를 소개할 때는, 직접 환자를 데리고 가기도 한다. 이렇게 종일 부지런히 움직여서 밤에는 숙면을 취할 수 있다. 또한 좋은 것 먹고 부지런히 움직이고 잘자면 잘 싸는 건 덤이다.
2. 시간을 확보하려면 내 삶에서 뺄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직장인, 학생, 주부, 누구라고 할 거 없이 우리는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바쁘게 살아간다. 이 바쁜 와중에 갓생 살겠다고 새로운 일을 보태면, 지쳐서 나가떨어질 수도 있다. 직장인은 하루 8시간 근무, 학생은 수업에 야근, 야자까지 하는데 어디에 뭘 더 보탤 수 있을까?
나의 일과를 생각해 보고 꼭 필요 없는 일,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과감히 삭제하자. 나는 아침에 SNS를 하지 않으려고 핸드폰을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에 둔다. 실은 틈틈이 유튜브 편집도 하고 브런치 글도 써야 하기 때문에, 종일 핸드폰을 붙잡고 있는 편이었다.
그런데 편집하다 유튜브 알람이 뜨면 업데이트된 영상 확인하고, 그 영상 끝나면 알고리즘이 주는 다음영상을 보고, 또 보고 있으면 1시간이 후딱 흘러 책 읽을 시간이 없어져버렸다. 나의 갓생은 독서가 핵심인데 말이지.
그래서 아침에는 핸드폰을 보지 않는 대신 책을 읽거나 공책에 글을 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자신의 일과 중 쓸데없는 곳에 시간을 보내고 있거나 내가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이른 없는지 확인해 보고 그 시간을 활용해 갓생 살기를 시작해 보자.
3. 에너지와 시간을 확보했다면 할 일의우선순위를 정한 다음 망설이지 말고 시작한다. 남들이 하는 것을 보면 이것도, 저것도 해야 할 것 같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갓생 살려면 욕심을 내려놓고 우선 해야 할 것을 선택한 후 집중해야 한다.
4.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켜야 하는 마음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나는 한때 열심히 살아야 된다는 강박이 무지 심했던 적이 있었다. 주중에는 어떠한 약속도 만들지 않고, 심지어 남자친구도 못 오게 하고 퇴근 후 공부나 자기 계발을 했다. 그러다 주말이 되면 주중에 받은 스트레스를 풀려고 술을 마시고, 과음으로 오후 세네시에 일어나곤 했다.
물론 주말에도 거창하게 할 일을 계획하지만 3시에 일어나면 '어차피 오늘 망했다'하는 생각에 씻지도 않은 상태로 의미 없이 하루를 흘려보냈다. 이러한 생각의 문제는 '다음 주엔 절대 절대 안 그래야지?'하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쉽게 변하지도 않을뿐더러 '절대 안 그러겠다'는다짐이 또 강박이 돼서 스트레스를 야기했다. 결국 스트레스로 또 술을 마시고, 늦게 일어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더 이상 나를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해서 시작했던 게 나를 인정해 주는 것이었다. '네가 주중에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내가 잘 알아. 강박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았지? 그래 주말엔 좀 쉬어주는 것도 괜찮아. 3시에 일어났어? 그럴 수도 있지. 그때부터 산책도 나가고 책도 읽고 네가 하려고 했던 거 하면 돼. 늦어도 괜찮아'라고...
이렇게 내 마음을 인정하고 들여다봐주기 시작하니까 오히려 강박이 줄어들고 지나간 일들은 흘려보내고 지금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갓생의 최종 목표는 뭘까? 나의 생활패턴을 지키며 나답게 만족과 행복을 느끼며 살기 위함이다. 남에게 나의 행위를 인증하는 삶, 완벽주의로 인한 강박에서 벗어난다면 진짜 갓생 사는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