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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Aug 10. 2023

18년 전 예견된, 타로점대로 살고 있다

커리어를 맞추다니, 용하네. 그 사람

18년 전, 회사원에서 승무원이 되려고 준비 중일 때 함께 공부하던 멤버들과 타로점을 보러 간 적이 있다. 물론 천주교 신자로서 점뿐만 아니라 타로도 보면 안 되는 걸 알고 있었지만 미래가 어떻게 점쳐질지 너무 궁금했다. 내가 먼저 가자고 한건 아니었으니, 하느님도 봐주실 거라 합리화를 하고 못 이기는 척 따라갔다.


타로점을 봐주시는 분이 물었다. '어떤 걸 알고 싶으세요?'


'어라? 이것도 다 맞춰야 하는 거 아니야?' 두고 보자는 심뽀로 살짝만 오픈했다.


'이직을 준비 중인데 잘 될까요?' 정확한 직업을 언급하지 않은 채, 시키는 대로 카드를 몇 장 뽑았다.

내가 뽑은 각각의 카드에 대한 풀이 중 지금까지 기억나는 것은 단 한 가지이다. 그는 나에게 외국에 가서 일을 하거나 못 나가면 학원이라도 다니라고 했다. 무조건 외국어를 가까이하는 것이 앞으로 나의 미래를 성장시킬 것이라 조언했다. '오~ 외항사 승무원을 준비하는데 외국어를 공부하라니  이미 합격한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물론 타로점을 보고 수개월간 몇 번의 불합격을 거치며 그의 말은 자연스레 혀졌다. 하지만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를 만난 후 외항사 승무원으로 근무했고 현재 주한미군부대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그의 조언대로 17년간 나는 외국어를 사용하며 먹고 살아가는 중이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막막함 때문에 점 보거나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예견하려 한다. 나에게도 간호학과에 편입을 할 예정인데 빅 5 병원에 취업이 가능한지, 어떤 사람들이 합격했는지 나이가 많아도 합격한 전례가 있는지 묻는 사람들이 많다. 점쟁이가 아니기누군가의 합격을 점칠 수 없지만, 대신 나는 질문을 한다.

점쟁이가 '당신은 절대로 빅 5에 합격할 수 없는 팔자라면 편입을 포기할 것인가?' 혹은  '당신의 나이에 당신이 원하는 병원에 취업한 전례가 없다면 편입하지 않을 것인가?'



18년 전, 용했던 그분이 '외국어'가 아니라 꿈과 전혀 다른 길을 예견했다 하더라도 단언컨대, 나는 끝까지 도전했을 것이다. 승무원이 되겠다 마음먹었을 때, 내 마음은 이미 합격 후 비행하는 모습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계속되는 불합격 소식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었다.

타로점은 그 순간 잠시 기분을 좋게 해 줬을 뿐, 내 미래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내가 원하는 곳에 합격한 사람이 있다 해도 그 결과는 그 사람이 쌓은 경험 태도, 성격, 인성 등으로 만든  길이다. 나이가 문제가 아니다. 물론 참고는 해볼 수 있겠지만, 합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길 위에 있는 흙의 재질이 다르고 돌멩이의 뾰족함도 다르다. 당연히 우뚝 선 나무도 풀과 꽃의 종류도 다르다.  지구상에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은 없다.

원하는 곳이 있다면 나의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남보다 불리한 부분이 있다면 나만의 경쟁력을 부각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나다움을 잃지 않고 나의 스토리 My way를 만드는 것, 이게 진짜 나의 커리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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