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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Sep 01. 2023

퇴사 사유를 예쁘게 포장하는 방법

똑같은 실수를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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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간호학과 대부분의 학생들의 희망'빅 5 병원'취업이다. 빅 5는 매년 정부 의료질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병원으로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으로 익히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이변이 일어났다. 빅 5에서 삼성서울병원이 제외되고 인하대, 아주대, 부산대, 가천대길병원까지 총 8곳이 최상급 받았다 한다. 이제 '빅 5'가 아닌 ‘빅 8'의 시대가 왔다. 역시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는...

아무튼, 간호학과 학생들 대부분은 상급종합병원에 들어가려고 4년 내내 성적관리, 스펙관리를 해서 꿈을 안고 빅 5에 입사를 한다. 그런데 막상 가보면 현실은 처참한 것. 경험해보지 않으면 상상도 못 할 만큼 등골 빠지는 체력과 감정소모를 느끼게 된다.

'이건 아닌데, x무시를 당하고 이 x고생을 하려고 '4년', 내 청춘을 바친 건 아닌데...'

물론 잘 견디시는 선생님들도 많이 계신다. 하지만 나처럼(빅 5도 아니었는데...) 일에, 사람에 치이다 번아웃으로 퇴사하시는 분들이 훨씬 많은 게 현실이다.



만일 댓글 사연처럼 재취업 준비를 한다면, 퇴사사유를 어떻게 말해야 할지 막막할 것이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어떤 이유를 말해도 면접관이 곱게 들어줄 리 없다고 지레짐작해, 자신감 없는 태도로 대충 얼버무리고 면접장을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면접관이 직접 이야기해 준 이야기는 우리의 짐작과 달랐다. 퇴사하고 공백기가 있는 것 자체에 편견을 갖지 않는다는 것. 그러니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자신감 있게 이야기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거짓말은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준비해 간 답만 듣고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면 다행이지만, 대답에서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하거나 순수하게 더 궁금한 점이 생기면 꼬리질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을 수밖에 없으며, 자기 꽤 에 자기가 넘어갈 수도 있다. 따라서 사실을 근거로 이야기하되 예쁘게 포장을 해서 이야기하자.


퇴사 사유를 솔직하게 '너무 힘들어서 번아웃이 왔어요'라고 이야기하면 면접관은 당연히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 병원도 힘들 텐데, 그러면 또 퇴사해 버릴 수도 있겠구나', 누구라도 이런 지원자는 뽑지 않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해 보면 어떨까?

저는 학교 다닐 때부터 xx부서에서 경력을 쌓아, xx전문간호사가 되는 게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전 병원에서는 안타깝게도 원하던 부서에 발령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선은 발령받은 부서에서 경험을 쌓고 기회를 봐서 xx부서로 로테이션을 요청할 생각을 했습니다. (x개월, 년)이 흘러 수간호사 선생님께 요청을 드렸지만 병원규정상 불가능하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저는 xx 한 이유로 xx 전문 간호사가 꼭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지원한) 병원은 (본인이 되려는 쪽)에 특화된 병원입니다. 저의 ~~ 한 경력과 경험으로 병원의 발전에 (어떻게) 이바지할 것입니다.


요지는, '나는 목표가 있었고 전에 있던 병원에서 기회를 찾으려 했으나 불가능했다. 하지만 지원하는 병원은 목표를 이루기에 최고의 병원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경력을 토대로 앞으로 이 병원에서의 경험과 (어떠한) 노력으로 본인의 역량을 발전시켜 지원하는 병원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것이다.


물론, 면접관들도 100% 진심은 아닐 수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면접관들도 우리나라 병원현실이 어떤지 빠삭한데, 본인의 목표도 분명하고 병원의 성장을 함께하겠다는 긍정적인 지원자를 나쁘게 보지 않을 것이다.


다만, 쉬는 동안 자신을 돌아볼 충분한 시간을 가졌는지, 업에 대해 자신의 기준이 세워졌는지는 모르겠다. 이런 과정 없이 같은 환경인 병원에 재취업을 한다면, 전과 같은 상황을 겪을 것이 분명하다. 취업 원서를 쓰기 전, 자신이 원하는 삶과 업의 기준을 세워보길 바란다. 그래야 또 다른 번아웃과 퇴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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