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일상 & 퇴사는 아주 큰 일 같으면서도 아주 사소한 일이다
나는 예스맨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부탁을 하면
99%의 확률로 YES를 대답한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좋아하기에,
아는 것이든 모르는 것이든 정보를 찾아서
전달해 주는 것을 즐겼다
문제를 해결하는데 내가 기여했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은 내 자존감을 올려주었다
나는 예스맨이 좋은 것인 줄 알고 살아왔다
그래서 나는 거절을 1%의 확률로 밖에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였을까?
일을 하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
생길 때마다 속으로 혼자 욕을 하면서도
일을 처리해 주었다
(1%? 어쩌면 20% 정도의
내색을 한 적도 있지만 먹힌 적은 없었다)
이렇게 일을 해오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람으로서 일하고 있는 게 맞는 건가?
아니면 일하는 기계로 전락해 버린 것인가?
시간이 갈수록 후자가 정답이 되어갔다
사람은 속을 알 수 없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보이는 게 겉모습뿐인데 어찌하랴?
어디선가 들었던 일화를 들려주자면,
주인에게 임금을 받으며 밭에서 일하던
농부 2명이 있었다
한 농부는 정해진 시간 동안 열심히 일을 하였고
다른 농부는 시간만 채운다는 생각으로
대충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이 농부들이 일을 잘하고
있는지 확인하러 왔다
마침 그때 열심히 일하던 농부는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열심히 쉬었던 농부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본 주인은 쉬고 있는 농부를 보고
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해고해 버렸다
이 일화를 들었을 때 해고당한
농부는 불쌍했고 그 주인은 멍청했다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것을 믿는다
나도 스스로 예스맨을 했기에
기계처럼 보였고
그렇게 대한게 아닐까?
누구나 각자의 성향이 있다
그리고 그 성향이 잘 맞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단지 그 사람과 성향이 맞지
않았을 뿐이라 생각한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애썼을까?
퇴사는 아주 큰 일이다
퇴사를 하겠다고 다짐을 하고 퇴사를
이야기하기까지 무려 8개월이 걸렸기 때문이다
왜 그랬을까?
더 나아질 거라 믿었고,
이 정도는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
퇴사에 대한 주변의 부정적 시각,
무직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그리고 나는 예스맨이였다
퇴사를 선언하고 마지막 출근 날
사전에 이야기를 해놓았기에
면접을 보러 온 사람들이 조금 있었다
면접을 보러 온 사람들을 보니 기분이 묘했다
내 자리도 저 사람들 중 누군가가 쓰겠지?
시계 나사를 하나 잃어버리면
새로운 나사를 채우면 되는 것과 같이
퇴사는 아주 사소한 일이다
그렇게 나는 퇴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