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아들이 중1이다. 난생 처음으로 교복을 입고 학교를 가던 날이 생각난다.
요즘은 교복이 추리닝에 후드라 하지만,
우리네 교복은 직장인과 닮아있었다.
남자들은 기지바지에 셔츠, 넥타이, 조끼에 마이를 입었고, 여자들은 블라우스에 조끼, 스커트에 스타킹까지 신었었다.
지금 뒤돌아보니 이제 갓 초등학교를 졸업한 어린 아이들에게 어른 코스프레하는 것 같은 느낌이겠다.
스무 살 때는 드디어 교복을 벗고 청바지와 진한 색깔의 염색도 했었다. 하지만 날라리 같던 모습도 잠시, 취업과 동시에 평범한 어른의 모습이 된다.
간호사인 나는 제복을 입는다. 출근해서 간호사복을 입고서 근무를 열심히 한다. 그저 출퇴근을 위해서 사복을 입을 뿐이다. 병원마다 규정이 다르겠지만 우리 병원은 추리닝에 슬리퍼가 아니면 특별한 제제가 없다. 그래서인지, 센스가 없는 나는 옷 잘 입는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냥 TV홈쇼핑에서 디자인 무난한 윗도리 4벌짜리를 구입하여 돌려 입는다. 바지는 청바지나 검정색. 가히 교복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오늘도 교복을 입고 출근한다.
조만간 교복을 하나 더 사야 할 것 같다.
교보문고: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6393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