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일이니. 진짜야?
오늘은 간호학원 오전 강의가 있는 날이다. 9시부터 강의이니 늦지만 않게 출근하면 된다. 학생은 지각을 해도 강사가 지각을 하면 큰일이니까.
아침마다 잠이 깨어도 그 포근한 따사로움이 너무나 좋아서 이불속에서 애벌레처럼 꿈틀거리면서 미적거리던 나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어느 날 문득.
자다가 중간에 깼는데 그냥 일어나 진다.
더 안 자도 될 것 같은 이 개운함은 뭐지?
6시 반에 일어나 독서를 하고 출근을 할 줄이야.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투잡 워킹맘인 나에게는 나만의 독서시간과 장소는 규칙적이지가 않았다. 아침에 깨었는데 어제 읽으려고 했던 글쓰기 책이 눈에 띄더니 한 장씩 넘겨보기 시작했다. 잠을 잘 자서인지, 생각보다 집중은 잘 되었고, 아침독서를 하는 내가 너무 대견스러웠다.
매일 운동도 한다. 계단 오르내리기를 30분 정도는 매일 하고 있다. 시간이 나면 하던 운동에서, 시간을 내서 하는 운동으로 운동을 대하는 나의 마음가짐도 바뀌었다.
매일 글쓰기도 한다. 퇴근 후 여유롭다면 노트북의 자판을 두드리겠지만, 휴대전화로 틈만 나면 나름 초고를 작성하느라고 엄지가 바쁘다.
사람이 바뀐 건가? 죽을 때가 다 된 것은 설마 아니겠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이유가 뭘까?
아침에 일어났는데 평소보다 좀 더 개운하다. 예전에는 자도 자도 온몸이 다 쑤시고, 잠을 자도 잔 것 같지가 않았었는데, 뭔가 다름을 느낀다.
아침에 눈이 떠지면 그냥 일어난다.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배뇨를 하게 된다. 방광이 깨어났다는 것은 몸이 깼다는 것을 의미한다. 깊은 잠을 자던 내가 무슨 연유던 간에 깨어나게 되면, 방광이 예민한 나는 화장실에 가느라고 일어날 수밖에 없다. 보통의 나라면 배뇨 후 다시 침대로 기어들어 갔을 것이다. 휴대전화를 손가락질하면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면서.
그런 나인데 오늘은 아침에 요의로 깨어났지만 다시 눕지 않는다. 일어나서 어제 읽으려고 표지만 본 책을 읽어 내려갔다. 웬일이니. 이게 무슨 일이람.
곰곰이 생각해 본 바로는
내가 체력이 좋아진 것 같다.
체력이 되어야 하는구나. 뭔가를 시작을 할 때 운동을 먼저 하라고 하는 글귀를 읽은 기억이 있다. 일단 체력이 되어야 시작을 하더라도 가능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대단한 결심을 하고, 굳은 각오를 결의하더라도 체력이 안 되면 끝까지 다다를 수 없을 것이니.
이제 슬슬 체력이 올라오니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
어디 글쓰기뿐이랴. 마흔이 넘은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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